제로 칼로리 음료 '진짜 제로일까?'

남용 시 부작용 초래 우려 높아...
홍선혜 기자 2022-09-15 10:06:24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펩시제로슈거 라임향 제품 이미지./사진=롯데칠성음료
펩시제로슈거 라임향 제품 이미지./사진=롯데칠성음료
최근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소비 트렌드에 따라 식품 업계에서는 제로칼로리로 표기한 음료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즐거운 건강관리를 뜻하는 의미인 ‘헬시플래져’가 떠오르면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다. 식품업계들은 설탕에 민감한 다이어터들을 겨냥해 제로칼로리 제품을 출시하며 탄산에 이어 일반 음료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제로칼로리가 말 그대로 칼로리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것 인지 소비자들은 의구심을 품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는 전체 탄산음료 시장에서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제로칼로리에 첨가되는 대체감미료는 저열량 혹은 칼로리가 전혀 없어 다이어터들도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로칼로리 음료에는 설탕을 대신하는 대체감미료가 사용된다. 대체감미료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이 중 소량의 칼로리가 들어있는 성분도 있다. 대표적으로 스테비아나 사카린 등은 열량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지만 토마틴이나 아스타탐 같은 감미료의 경우 g당 4kcal가 포함된다. 용량으로 따지면 설탕과 같은 칼로리지만 설탕과 동일시한 감미도로 환산하면 g당 0.02kcal로 매우 적은 칼로리이다. 이에 따라 음료 제조 시 식품 100ml 당 4kcal 미만은 제품에 제로로 표기할 수 있다.

펩시의 국내 사업권을 보유한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탄산음료 시장에 입지를 굳히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1월 라임향을 첨가한 펩시 제로슈거를 출시해 올해 6월까지 누적 3억1000만개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펩시 제로슈거 역시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했으며 제로칼로리 제품에 속한다. 롯데칠성음료의 올 2분기 매출 비중 중 음료가 70.4%를 차지했으며 그 중 제로칼로리 제품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 제로를 선보였고 올 2분기에는 핫식스 제로와 탐스 제로를 선보이며 제로칼로리 제품 개발에 속도를 냈다. 아울러 내년에는 밀키스 제품까지 제로슈거로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펩시 제로슈거 라임과 칠성사이다 제로는 250ml 캔 기준 월 1000만개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코카콜라 제로 상품 이미지./사진=코카콜라
코카콜라 제로 상품 이미지./사진=코카콜라
코카콜라 역시 소비자들에게 제로슈거 제품이 더 맛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코카콜라와 계약을 맺은 LG생활건강 역시 제로슈거의 인기에 힘입어 2021년 2047억원 영업익을 거둬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은 올해 코카콜라와 계약을 10년 연장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대체감미료를 포함한 제로칼로리 식품을 먹고 복통 등 여러 부작용을 겪었다는 호소 글들이 올라오면서 대체당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학회 국제학술지 BM 9월 7일자에 따르면 프랑스 국립보건연구소(INSERM) 연구팀은 참여자 평균 나이 42세 성인 남녀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약 10년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장 마비, 협심증, 뇌졸중 등 1502건이 심혈관질환을 일으켰고 이들의 공통점은 하루에 한 번 다이어트 콜라 100㎖에 해당하는 인공감미료 42.5㎎ 섭취했다는 것이었다. 이는 평균 섭취량에서 약 180㎖를 남용한 수치이며 뇌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 역시 인공감미료를 섭취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18% 더 높았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써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할 수 없었다는 게 연구팀의 입장이다.

이들 연구팀은 “인공 감미료를 설탕 대체 식품으로 안전한 대안으로 여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식품첨가물을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반응이 갈리기 때문에 양날의 검일 수 밖에 없으며 제로칼로리의 주 성분인 대체 당 역시 개인에 따라 설사 및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공감미료를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단맛에 중독될 위험성 역시 높아 제품 구매시 소비자에게 주의할 것을 요망했다.

이기영 가천대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인공감미료는 체내로 흡수되지는 않지만 단맛은 그대로 느껴진다”며 “이때 뇌의 부위가 쾌감을 느끼고 단맛을 더 갈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많이 넣느냐, 안 넣느냐보다는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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