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베네타, 무료 비닐백 받으러 줄 섰다...'환경파괴' 스타벅스 '리유저블컵' 재연?

비닐 소재 가방 무료 증정, 현장 입장자에게도 증정 소식으로 대거 몰려, 중고 시장에서 5만 이상에 거래...스타벅스처럼 환경파괴 이벤트라는 지적도
김영진 기자 2021-10-11 01:05:40
[스마트에프엔=김영진 기자]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가 전시를 진행하며 고객들에게 비닐 소재로 만든 백을 무료로 증정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받으려는 고객들의 줄이 이어지고 있다. 보테가베네타가 무료로 제공하는 가방은 면소재의 에코백도 아닌 플라스틱 소재의 가방이라 환경 파괴 우려도 낳고 있다.

보테가베네타가 '더 메이즈' 전시를 하며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한 비닐백./사진=스마트에프엔
보테가베네타가 '더 메이즈' 전시를 하며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한 비닐백./사진=스마트에프엔

얼마 전 스타벅스가 리유저블컵을 무료로 제공하며 고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친환경이 아닌 환경파괴 캠페인이라는 논란이 불거졌던 것과 유사한 사례로 확산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보테가베네타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야외주차장에서 '더 메이즈(THE MAZE)'라는 전시를 하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트라이앵글과 보테가 그린을 모티브로 한 메쉬 소재를 미로처럼 만들어 보테가베네타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전시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네이버 등을 통해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사전 예약을 하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대기하면 입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보테가베네타가 고객들에게 비닐백을 무료로 증정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를 받으려는 고객들이 대거 몰렸다. 사전 예약은 이미 매진인데도, 현장 입장이 가능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시보다 비닐백을 받으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랜드하얏트서울 야외주차장을 찾았다.

보테가베네타 측은 현장에 사람들이 대거 몰리자, 현장 입장자에게는 비닐백 증정을 중단하고 사전 예약자에게만 증정키로 했다. 그러자 줄을 섰던 사람들 상당수는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한 고객은 "주말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어서 당황스러웠다"라며 "나중에 직원이 현장 예약자들을 위한 전시 기프트 가방이 모두 소진되었다고 안내를 하니 절반 이상이 그냥 가버렸다"라고 전했다.

보테가베네타가 방문자들에게 제공한 기프트 가방은 저렴한 비닐 소재의 가방이지만, 보테가베네타 로고가 박혀 인기를 끈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5만~9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보테가베네타의 백이 5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사진=당근마켓 캡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보테가베네타의 백이 5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사진=당근마켓 캡쳐


문제는 보테가베네타가 방문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가방이 면 소재의 에코백도 아닌 플라스틱 소재의 비닐백이어서 친환경적이 못하다는 점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수년 전부터 친환경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과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보테가베네타 역시 이번 전시에서 페이크퍼(인조모피)를 선보여 동물보호와 친환경을 강조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닐백을 무료로 증정하면서 환경파괴 우려도 낳고 있다. 아울러 최근 한국 스타벅스가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리유저블컵을 무료로 증정하면서 친환경보다는 환경파괴라는 논란을 낳았던 것과 유사한 사례로 확산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리유저블컵 대란으로 친환경 이미지에 큰 스크래치가 난 것처럼 보테가베네타에도 무료 비닐백을 받으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스타벅스와 유사한 스크래치가 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라고 말했다.



김영진 기자 y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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