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금융시장 흔들…고유가·신용스프레드 급등 가시화"

이성민 기자 2022-03-02 17:16:34
[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2일 하이투자증권은 "예상보다 낮은 대러시아 제재 수위와 ‘Buy the Invasion(전쟁을 사라)’라는 속설 등으로 안정을 보였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달러 결제망(SWIFT) 퇴출 합의와 우크라이나-러시아간 1차 협상 결과에 대한 실망감으로 재차 불안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금융시장간 핵심 고리였던 유가(WTI기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상회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부정적 파장에 대한 우려감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면서 "달러 결제망(SWIFT) 퇴출 합의가 궁극적으로 러시아 원유 및 천연가스 수출 중단, 즉 에너지 공급망 차질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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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 밀 가격 등 곡물가격도 동반 급등 흐름을 보이고 있어 유가발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와 에그플레이션 리스크가 동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 연구원은 "유가 불안과 더불어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신용위험, 즉 부도 위험"이라며 "러시아의 달러 결제망(SWIFT) 퇴출은 당사가 각종 자료에서 지적했듯이 글로벌 자금의 왜곡 현상을 초래하면서 일부 기업 혹은 금융기관의 도산으로 이어질 여지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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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유럽내 일부 러시아 회사의 부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발 신용위험이 일부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러운 현상이다.

러시아발 에너지 공급망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전략비축유 6천만 배럴을 방출키로 합의했다. IEA회원국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한 것은 2011년 이후 11년만이며 1974년 아랍의 석유금수조치 제도가 설정된 이후 네번째이다.

박 연구원은 "러시아의 일간 원유 수출 규모가 400~500만/일 수준을 고려할 때 수급난에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겠지만 유가 급등 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략비축유 방출이 유가 상승 폭을 단기적으로 제한할 수 있지만 수급불안을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OPEC가 유가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추가 증산에 나설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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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각종 악재(미 연준 긴축, 코로나19 확산 및 우크라이나 사태, 물가 불안)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제조업 및 서비스업 경기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월 미국 ISM제조업 지수는 58.6으로 1월 57.6과 시장 예상치 58를 모두 상회했다. ISM제조업 지수 중 주목되는 물가지수는 2월 75.6으로 1월 76.1과 시장 예상치 77.5를 소폭 하회하면서 물가 우려를 다소 진정시켜주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중국 제조업 경기지만 2월 제조업 PMI지수는 50.2로 50선을 하회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이 밖에서 2월 선진국 및 이머징 제조업 및 서비스 PMI지수도 1월에 비해 개선 혹은 횡보하는 등 글로벌 경기가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속에서도 나름 견조한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우려보다 양호한 흐름을 글로벌 경기가 유지 중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초래할 에너지 불안 및 부도 위험 등 신용위기 리스크라는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면서 "결국 우크라이나 사태의 조기 해소와 이에 따른 유가 급등세 진정이 향후 경기 및 금융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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