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이사, 여전히 ‘관피아’ 전성시대

경실련 "퇴직 공직자 재취업 활발…관피아 근절해야"
정우성 기자 2022-04-11 15:21:06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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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고위 공직자 출신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이사로 임명하는 관행이 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공직자윤리법과 ‘이해충돌방지법’ 등 관피아 방지를 위한 여러 법·제도 등이 마련됐다. 그렇지만 독립적인 기업 의사결정 기구가 돼야 할 이사회가 퇴직 공무원들이 쉬었다 가는 자리이자 로비 창구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흥국화재는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달 임규준 신임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했다. 언론인 출신 임 대표는 2016년부터 금융위원회 대변인을 역임한 후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재직해 왔다.

같은 달 흥국생명도 주주총회를 열고 임형준 신임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했다. 임 신임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7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금융시장국, 통화정책국 등을 거쳐 경영담당 부총재보를 역임했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정채웅 신임 사외이사는 재정경제부 대외협력대사실 과장, 금융위원회 기획행정실장, 보험개발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지낸 문정숙 DB손해보험 사외이사는 재선임됐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에 유일호 전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선임했다. 유 이사는 제18·19대 국회의원과 국토교통부 장관을 역임했다.

BNK부산은행은 3월 주총에서 정창모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결의했다. 정 이사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서 30년 넘게 재직했다. 한국캐피탈과 화인베스틸 사외이사를 겸임 중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송인창 전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기재부에서 국제금융·경제 관련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이사직을 역임한 인물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달 기자 회견을 통해 “지난 5년여간(2016년~2021년 8월) 취업심사를 받은 경제 관련 8개 부처 퇴직 공직자 588명 중 485명이 취업 가능 또는 취업승인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취업승인 예외사유 구체화 ▲취업심사 대상기관 요건 강화 ▲퇴직 전 겸직 제한에 대한 별도의 규정 마련 ▲퇴직 전 경력세탁 방지 ▲퇴직 후 경력세탁 방지 ▲이해충돌방지법상 사적 접촉 요건 강화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명단 공개 ▲공직자윤리위원회 회의록과 회의자료 공개 ▲공무원 퇴직연금 정지 대상 확대 등 9가지 관피아 근절 방안을 정부에 주문했다.



정우성 기자 wsj1234@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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