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중국 대신 일본서 돌파구 찾는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일본 뷰티시장 공략 박차
홍선혜 기자 2022-09-26 11:02:06
아모레퍼시픽이 일본에 진출한 라네즈 제품 대표사진./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일본에 진출한 라네즈 제품 대표사진./사진=아모레퍼시픽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국내 뷰티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도시봉쇄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리스크가 커지면서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실적 만회를 위해 뷰티 업계는 중국 시장에 주력했던 K뷰티 사업을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일본 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26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그동안 호황을 누려왔다. 국내 수출액 내 중국향 비중은 2013년 25.2%에서 2017년 39.1%로 2021년에는 53.2%로 점차 확대됐다. 그러나 올해 중국향 국내 화장품 수출은 8월 누적 비중 43.2%로 축소됐으며 수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1.4% 줄어들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봉쇄 및 소비심리 악화로 K뷰티의 입지도 하락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의 리스크로 인해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한 1조 264억원이며 영업손실액은 109억원이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 매출은 1조 86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166억원으로 35.5% 줄었다.

일본 시장에서 고공행진 중인 K뷰티

이에 반해 일본 시장의 K뷰티의 실적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국내 월별 화장품 수출금액은 지난 5월 제외 모두 부진한 설적을 기록했지만 상반기 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 2021년 연간 수출 금액인 504억엔(5003억 6112만원)의 60%를 차지한 306억엔(3037억 9068만원)을 기록했다. 일본 내 수입 화장품 전체 비중 중 한국의 화장품 비중도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도 31.4%에서 33.9%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본 사업 비중이 높은 '클리오'와 '롬앤'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내며 일본내 K뷰티 입지를 다지고 고공행진 중이다. 클리오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 증가한 662억원이며 영업이익은 42% 늘어난 4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클리오는 현재 일본 4000개 이상의 드럭스토어에 매장을 입점했으며 온라인몰이나 홈쇼핑 등으로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클리오는 올 상반기 일본시장 매출 비중을 17% 끌어올렸다.

롬앤을 운영하는 아이패밀리에스씨는 올 2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18억원, 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218% 상승했다. 아이패밀리에스씨는 국내 뷰티업계에서 일본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증권가에선 아이패밀리에스씨가 향후 국내 비중 37%를 넘어 41%의 매출 비중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한류 열풍 + 중저가 화장품, 일본 젊은세대 공략

일본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MZ세대 사이에서 한국의 패션 뷰티 트렌드가 큰 인기를 받은 것도 K뷰티의 성장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일본에서는 중저가 라인이 부진하기 때문에 국내 중저가 브랜드들이 일본의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에 좋은 기회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대표적인 온라인 오픈마켓 라쿠텐과 규텐재팬의 화장품 부문에서 국내 뷰티제품이 판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실제 일본의 MZ세대 기준 55% 이상이 국내 화장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거나 사용 중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에뛰드, 라네즈 등 중저가 라인을 제고해 일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네즈는 지난 9월 14일 일본의 최대 뷰티 정보 플랫폼인 아토코스메 온라인몰과 아토코스메의 도쿄 하라주쿠점에 공식 입점했으며 특히 국내에서 인기를 몰았던 네오쿠션과 립 슬리핑 마스크를 앞세우고 있다. 이 제품들은 공식적으로 진출하기 전부터 일본의 리뷰 플랫폼 LIPS에서 카테고리 1위에 오르며 일본 소비자들의 열띤 반응을 끌어올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일본 현지 멀티브랜드숍(MBS), 역직구 채널 등으로 소비자와의 접촉을 늘려가는 중" 이라며 "과거와 비교했을 때 일본시장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100% 일본 자회사인 긴자스테파니를 통해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CNP, 오휘 등을 일본 뷰티 시장에서 선보이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 결과 일본에서의 CNP와 오휘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비 17% 상승했다.

일본 훗카이도에 증설한 LG생활건강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개발 센터 전경./사진LG생활건강
일본 훗카이도에 증설한 LG생활건강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개발 센터 전경./사진LG생활건강
아울러 지난 5월 LG생활건강은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을 뜻하는 Microbe와 생태계인 Biome의 합성어) 화장품을 연구 및 개발하는 R&D(연구개발) 센터를 일본의 훗카이도 오타루시에 증설했다. LG생활건강은 센터를 통해 자연 발효 생산 시스템과 발효 균주 라이브러리 설립을 진행 중이며 향후 발효 균주 생산 플랫폼 기능을 강화해 미래 사업 경쟁력에 주력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유익한 발효 균주를 연구하기 좋은 청정환경과 피부에 유용한 영양 식물이 많다는 지역적인 장점을 토대로 훗카이도를 선택하게 됐다"며 "훗카이도 R&D센터는 연구와 전시 시설을 모두 겸비한 복합 공간이다"라고 설명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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