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한화-대우조선해양 인수 환영…“선의의 경쟁하자”

‘빅3’ 간 공정한 경쟁 구도 개선 기대
조선업계, 노조 불법파업 우려…“해결책 마련 시급”
신종모 기자 2022-10-05 10:33:36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조선업계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환영하며 공정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달 26일 대우조선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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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지난 2001년부터 관리에 들어간 지 21년 만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9년 대우조선 인수 실패 이후 13년 만에 재도전에 성공했다.

조선업계는 한화그룹 품에 안긴 대우조선이 경쟁력을 회복할 경우 ‘빅3’ 간 공정한 경쟁 구도가 이뤄져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빅3가 수주의 90%가량을 독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조선업 선박 부문 시장점유율 1위는 한국조선해양(53.1%)이고 뒤를 이어 삼성중공업(26.1%), 대우조선해양(17.9%) 순이다.

특히 대우조선은 선사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밀리면서 저가 수주로 이어져 빅3 간 출혈 경쟁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3강 구도’가 공고히 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조선업계간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지난 7월 12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도크를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지난 7월 12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도크를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법파업’ 자행…노조 리스크 해결 시급

조선업계는 대우조선 노동조합의 불법파업을 우려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는 지난 6월 2일부터 불법파업을 단행했다. 당월 18일부터는 옥포조선소 내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점거하고 안전과 직결되는 생산설비를 파괴하고 직원을 폭행하는 등 안하무인식 농성을 벌였다.

하청노조의 불법파업으로 6월에만 28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하청지회의 불법파업에 따른 하루 손실은 매출감소 260억원, 고정비 손실 60억원 등을 합해 총 320억원에 달했다.

하청업체 노조의 불법파업이 51일간 이어지면서 대우조선해양은 8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또 지역경제 및 협력업체, 조선업의 대외신인도 하락 등 천문학적인 경제적 피해도 초래하기도 했다.

또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해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줬다”며 “매각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노조를 배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대우조선 노조는 해외 등 투기자본에 매각하거나 분리 매각에 반대하는 한편 매각 논의에 노조의 참여를 요구한 바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우선 노조 리스크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의 고질적인 노사 불법파업만 잘 해결한다면 국내 조선업계를 이끄는 톱티어로 등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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