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대목 앞두고...빼빼로 마케팅 등 전면 중단, 왜?

홍선혜 기자 2022-11-04 11:31:17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유통업계가 최대 대목인 4분기를 앞두고 말 못할 고충을 겪고 있다. 4분기는 각종 연말 행사(빼빼로데이·월드컵·수능·크리스마스 등)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올해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침체됐고 원자재값이 덩달아 오르면서 불가피하게 제품가를 올리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더불어 지난달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 참사까지 겹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각종 연말 행사나 프로모션을 전면 중단하거나 축소하며 애도의 뜻을 표하는 중이다. 올 4분기 유통업계는 이태원 참사로 인해 비통한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남은 하반기 활동도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유통업계는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을 고려해 핼러윈 관련 이벤트와 프로모션, 행사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사진은 31일 핼러윈 프로모션 관련 안내문과 장식물 등이 철거된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이벤트 코너./사진=연합뉴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가 109.21(2020년=100)로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7월에는 외환위기 후 최고치인 6.3% 까지 오르다가 9월에는 소폭 하락했으며 최근에는 다시 상승했다.

각종 연말 행사가 진행되는 4분기에는 유통업계의 매출도 한 해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는 시기다. 그러나 4분기에도 이어지는 경기 불황 시기에 유통업계에서는 소비심리가 여전히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태원 참사로 인해 연말에 진행 예정이었던 유통업계의 각종 프로모션 및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 및 중단되면서 남은 연말도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질 예정이다.

기업들, 각종 프로모션과 행사 취소...조용한 연말 분위기 

대표적으로 신세계와 롯데가 경쟁 분위기를 자아냈던 같은 기간 연 그룹 통합 행사인 ‘쓱데이', '롯키데이'를 취소하고 백화점 외부 단장까지 모두 없애며 이벤트를 잠정 연기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지난 30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또 부상을 입으신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겪고 계신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계열사인 스타벅스 역시 핼러윈 한정 음료와 기획상품(MD) 등 관련 행사도 취소했다.

롯데백화점은 11월 3일 크리스마스 외벽 장식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행사를 잠정 연기했으며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외벽에 설치된 천막에 적힌 '11월 3일 오픈'이라는 문구도 없앴다.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는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준비한 이벤트 마케팅을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롯데제과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빼빼로데이를 기획할 계획이었으나 취소 결정을 내리게 됐다.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는 예년보다 잔잔하게 지나갈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에 따르면 빼빼로데이를 앞둔 CU·GS25·이마트24·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4사와 대형마트는 홍보용 입간판을 모두 철거하고 기념 이벤트를 중단한다. 특히 편의점 업계에서는 빼빼로 데이를 앞두고 이미 수개월 전부터 물량 확보 및 프로모션을 계획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마케팅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다만 빼빼로데이 경우 이미 발주를 모두 마친 상태라 행사자체는 예정대로 진행 되지만 진열대에 배치하는 수준에 그치는 등 차분하게 이어질 계획이다.

오는 17일 수능을 앞두고 준비했던 이벤트도 지난해 보다 대폭 축소해 진행된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제조가 완료된 패키지들만 판매하고 별도의 판촉활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던 주류업계역시 마케팅을 최소화한다.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오비맥주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에 따라 월드컵 관련 각종 TV광고 및 옥외광고를 노출하지 않는다. 오비맥주는 오프라인 행사 진행 여부는 상황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이처럼 애도의 물결이 확산 되면서 소비위축 분위기는 남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소비가 급감하면서 유통업계 중심으로 매출이 최대 20% 하락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고물가 등으로 침체된 소비심리가 이태원 참사로 인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현재 사회 전반적으로 모임이나 행사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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