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KT' 이끄는 구현모 대표 연임 선언...전망은?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ABC' 신사업 확장…미디어 밸류체인 완성
정치적 외풍에 따른 외부 변수 요인 부담
황성완 기자 2022-11-09 18:13:00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전통적인 통신회사인 KT를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 '디지코(DIGICO)'로 체질을 바꾼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 의지를 표명했다. 

구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끝나지만 그동안 보여준 디지코KT의 성과를 바탕으로 각종 신사업을 지속해서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구 대표가 연임된다면 오는 2026년 3월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게 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8일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표명한 것에 대해 KT 이사회가 관련 규정에 따라 구 대표에 대한 연임 우선심사를 진행키로 했다.

KT는 현직인 구 대표 연임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대표이사 후보 심사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 대상자가 아닌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8인으로 구성됐다. 연임적격심사에서는 구 대표의 재임기간 동안 경영성과와 소비자, 임직원, 주주 등 대내외 이해관계자들의 만족도를 비롯해 기업 가치 제고, 지속 가능한 발전 기여 가능성, 리더십 등을 따지게 된다. 구 대표의 연임 여부는 내달 중 결정될 전망이다.

구현모 KT 대표

구 대표는 취임 이후 '디지털 플랫폼 기업, 디지코 전환'을 선언했다. 기존 유무선 통신 사업·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에서 벗어나 디지코 신사업과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즉, 차별화된 네트워크·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혁신을 일궈내겠다는 것.

그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이른바 'ABC' 사업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키웠고 미디어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이어 KT클라우드도 분사했다. 이를 통해 구 대표 취임 전 약 6조900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지난 8월1일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KT 디지코 전략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글로벌 어닝쇼크인 상황에서도 KT는 올해 3분기 누적 연결·별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 가속화와 KT스튜디오지니 등 콘텐츠 자회사 성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구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오는 2026년 3월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게 된다. KT 디지코 전략이 유지 및 본격화되며 디지털전환(DX) 등 기업 대상 B2B 사업과 미디어 밸류체인 등이 완성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 경영 성과나 기업가치 제고 등에서 최고의 적임자로 평가 받는다.

다만, 연임에 대해 변수도 있다. 구 대표의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았지만 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해 현재 1심이 진행되고 있다. 이 부분은 구 대표가 금고형보다 낮은 수위의 벌금을 선고 받음에 따라 경영상의 문제는 되지 않지만 부담감이 없을 수는 없다.

낙하산 인사 논란도 가볍지 않다. KT는 정치 권력이 교체될 때면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에도 영향을 받아왔다. 실제 2002년 KT 민영화 이후 연임 후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친 건 황창규 전 회장이 유일하다. 정치적 외풍이 심한 KT 구조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통신업계는 구 대표의 성과만 놓고 봤을 때, 연임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KT 미래 성장 동력인 디지코 전략을 이어갈 적임자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이사회의 연임 적격 평가에서 소송의 건이나 정치적 외풍 등이 논의되는 등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한편, 구 대표는 KT에서만 33년간 근무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경영과학 석·박사 학위 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1987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하며 KT와 연을 맺었다. 이후 경영전략 담당, 비서실장, 경영지원총괄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왔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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