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전사적 역량 총결집…‘제2의 한강의 기적’ 일궈내

18개 압연공장 중 현재 7개 재가동…연내 공장 모두 정상화
전 공장 가동 중단 등 인명·대형사고 사전 예방
세계 최고 기술력·위기관리 리더십…복구 기간 획기적 단축
신종모 기자 2022-11-24 11:29:53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포스코가 민관군 등 함께 전사적인 역량을 총결집해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있다. 

포스코는 총 18개 압연공장 중 올해 15개를 복구할 예정으로 현재 1열연, 1냉연 등 7개 공장이 정상 가동 중이다. 연내 기존 포항제철소에서 공급하던 제품을 모두 정상적으로 재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가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1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지난 23일 포항제철소에서 프레스투어를 열고 “올해 12월 말까지 3선재, 강편, 4선재, 2냉연, 2열연, 2선재, 스테인리스2냉연, 1전기강판 등 8개 압연공장, 내년 1월 도금공장, 2월 스테인리스1냉연을 재가동할 예정”이라며 “다만 1후판공장은 노후화 설비로 냉천 범람 이슈와는 별개로 중장기 수요 변동과 생산 효율성 등을 고려해 재가동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제철소 가동 이후 처음으로 냉천이 범람해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제품 생산 라인의 길이 40km·지하 8~15m의 지하 ‘칼버트(Culvert)’가 완전 침수되고 지상 1~1.5m까지 물에 잠기는 불가항력적 천재지변이 발생했다.

포스코는 매뉴얼에 맞춰 힌남노 상륙 1주일 전부터 자연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태풍이 역대급 위력이라는 예보에 따라 하역 선박 피항, 시설물 결속, 침수 위험 지역 모래주머니·방수벽 설치, 배수로 정비 등 사전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했다.

동시에 공장 침수시 화재와 폭발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포항제철소 54년 역사상 유례없는 특단의 방재 조치를 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지난 11월 23일 2열연공장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가동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 덕분에 압연지역 완전 침수에도 불구하고 제철소 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나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복구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포스코는 제철소의 심장인 고로 3기를 동시에 휴풍시키는 결단을 내린 것이 ‘신의 한 수’였다. 50년의 조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쇳물이 굳는 냉입(冷入) 발생을 사전에 방지함으로 고로를 4일 만에 재가동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세계 철강산업 역사상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포스코는 냉천 범람에 직격탄을 맞아 피해가 심했던 압연공정 복구에 집중함으로 제철소 전체의 빠른 정상화가 가능하게 됐다.

또한 설비 가동을 정지한 조치로 각 설비에 설치된 모터, 변압기, 차단기 케이블 등 수만 대 전력기기가 합선·누전으로 인해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막았다. 포항과 광양의 모든 명장과 전문 엔지니어들이 설비복구에 앞장서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조업·정비 기술력과 역량이 복구 현장에 결집할 수 있었다.

각 공장의 설비 구동에 핵심 역할을 하는 모터는 선강 및 압연 전 공정에 걸쳐 약 4만 4000대가 설치돼 있어 31%가 침수 피해를 입었으나 이 중 73%가 복구 완료됐다. 포스코는 애초 해당 침수 설비를 신규로 발주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제작·설치에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능한 직접 복구하기로 결정했다.

손병락 명장 “공장 전원 차단이 ‘신의 한 수’”

특히 최대 170톤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 복구작업은 손병락 EIC기술부 상무보(명장)의 주도하에 50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이 총동원되고 있다. 총 47대 중 33대를 자체적으로 분해·세척·조립해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 나머지 모터 복구작업도 공장 재가동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손 명장은 “집채만 한 압연기용 메인 모터를 수리하는 것은 모험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건전한 실패를 용인해주는 경영진과 우리의 현장 문화가 있어 두렵지 않았고 방향을 잡으면 지옥이든 천당이든 믿고 함께 걸어줄 동료들이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장 전원을 사전에 차단했기에 일말의 희망이 있었다”면서 “압연기용 메인 모터 성능 복원 작업은 1열연을 시작으로 3후판·2후판·강편공장을 완료하고 지금 2열연공장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복구작업을 통해 우리가 설비 제작사보다 수리하는 기술 역량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했으니 자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포스코그룹 경영진은 포항제철소 단독 생산 제품과 시장 수급상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압연공장 복구계획을 수립했다. 수해 직후부터 매일 ‘태풍재해복구 태스크포스(TF)’와 ‘피해복구 전사 종합대응 상황반’ 등을 운영해 계획대로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글로벌 철강업계의 협력을 이끌어내 포항제철소 핵심 공장인 2열연공장 복구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가 연간 생산하는 1350만톤의 제품 중 500만톤이 통과하는 공장이다. 자동차용 고탄소강, 구동모터용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 NO), 스테인리스 고급강 등 주요 제품들이 꼭 거쳐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 리더십, 공장 복구·고객사 상생협력 ‘두 마리 토끼 다 잡아’

냉천 범람으로 피해가 컸던 2열연공장은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모터 드라이브 총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글로벌 공급사는 단기간 내 공급이 여의치 않았고 길게는 1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했다. 

이에 최정우 회장은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 중이었던 인도의 사쟌 진달 JSW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사쟌 회장은 JSW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인 설비를 포스코에 내주기로 결정하면서 2열연공장 복구를 크게 앞당겨 연내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포스코는 복구에 여념이 없는 와중에도 국내 고객사 피해 최소화와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섰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제품을 구매하는 473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수급 이상 유무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했다. 수급 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81개 고객사에 대해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PT.KP·포스코장가항포항불수강(PZSS) 등 해외 사업장 활용, 타 철강사 협업 공급 등 일대일 맞춤형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 수급 불안을 해소했다.

특히 포스코는 1선재공장 압연 라인내 추가 가이드롤을 제작·설치하는 긴급 설비 개조를 통해 생산 제품의 최대 직경을 7mm에서 13mm로 확대해 자동차용 볼트·너트 등에 사용되는 냉간압조용강선(CHQ) 선재를 생산하는 등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솔루션을 찾아 비상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포스코는 원료·설비·자재 공급사에 대한 지원책도 적극 시행 중인데 지난 9월 말부터 404개사를 대상으로 피해 현황 및 애로사항을 전수 조사한 후 37개사의 애로사항 및 유형별 지원 방안을 도출하고 신속히 조치하고 있다. 상시로 제철소 복구 일정 및 구매 계획을 공급사와 공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스크랩 등 수입산·국산 복수 계약 품목에 대해서는 국내 공급사 물량을 우선 구매하고 광양제철소 증산으로 추가 자재 소요 발생시 포항제철소 공급사에 우선 발주하고 있다. 

또 스테인리스 스크랩과 페로몰리는 중국내 수출을 주선하는 등 신규 판로 개척을 지원 중이다. 특히 납품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테인리스 스크랩 공급사들에 대해서는 스테인리스 2·3제강공장 가동 재개 전임에도 불구하고 선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금리가 시중 대비 1~2%p 저렴한 ‘철강ESG상생펀드’와 ‘상생협력 특별펀드’ 1707억원을 재원으로 수해 피해 기업들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17개사에 대해 총 275억의 자금 대출이 완료됐다. 포스코는 거래금액별 한도 조건을 폐지했으며 수해 피해기업이 펀드 신청시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향후에도 전 임직원들이 일치단결해 빈틈없이 복구를 진행해 초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더 단단한 조직과 더 강건한 제철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번 수해 피해 상황과 복구 과정을 면밀히 기록하고 분석해 기후 이상 현상에 대응한 최고 수준의 재난 대비 체계를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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