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동났다"…화물연대 파업으로 직격탄 맞은 정유 업계

박지성 기자 2022-11-28 10:17:30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지난 24일 시작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 닷새째로 접으들면서 산업계의 물류 차질이 심각하게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유업계에서는 점차 주유소의 유류 저장탱크가 바닥을 보이면서 공급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 절반에 걸친 화물연대 조합원과 비 조합원들이 총 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유업계의 조합원들 또한 강력한 대치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화물연대는 총파업을 예고하며 소방서와 군납으로 들어가는 기름을 제외한 모든 정유기지를 틀어막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에 도심의 주유소에서는 기름을 공급받지 못해 유류 저장탱크가 동나는 등 정유업계의 피해 또한 극심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업체가 밀집한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화물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4대 정유사(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차량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이다. 벌써부터 공급에 차질을 보이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로 이어질 경우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공급이 계속해서 중단된다면 심각한 기름난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또한 정유업계는 경기침체 여파로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 리스크’까지 더해져 정유업계의 고민은 계속해서 커지고만 있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정유업계는 약 5000억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정유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이 지난 6월보다 훨씬 극심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화물연대와 첫 교섭에 나서지만 양측 입장이 팽팽해 이르면 오는 29일 화물연대 파업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 27일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파업 이전부터 정유·주유업계의 사전 재고 확충 노력 등으로 전국 주유소에서 추가 공급 없이도 약 1~2주간 지속 가능한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차관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판매량이 많은 주유소부터 점차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업계와 파업 현황을 지속 점검하고, 재고가 부족한 주유소는 탱크로리를 우선 배차하는 등 파업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하기 위해 '정유업계 비상상황반'을 즉각 구성했다. 정부는 비상상황반 운영을 통해 탱크로리 파업 참여 현황과 정유공장·저유소 등 주요 거점별 입·출하 현황, 주유소 재고 등에 대해 살펴보고 국내 석유제품 수급 차질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정유업계에서도 원활한 물류를 위해 공급 물량을 조절하는 한편 비상 수송 체계를 구축하는 등 화물연대 파업에 대처해 나가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에 각 회사마다 대응책을 세워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파업은 계속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물연대 파업은 정유업계 이외에도 산업계 전반적으로 비슷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모든 업계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9시부로 육상화물운송분야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구분된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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