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신차 ‘로드 탁송’ 부정적 인식 각인...사고·흡연 등 안전관리 소홀

박지성 기자 2022-12-14 10:49:45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현대글로비스는 신차 탁송 임시 방편으로 ‘로드 탁송’을 진행했지만 대처 방안이 과연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주목되고 있다.

지난 9일 화물연대는 파업 16일째만에 총 파업을 종료하고 일상으로 복귀했다. 이 기간 현대글로비스는 외주 업체 등을 통해 민간 탁송기사(탁송 아르바이트)를 채용하며 로드 탁송으로 신차 탁송이 이뤄졌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의 이러한 임시 방편책인 '로드 탁송'이 비 전문성으로 이뤄져 정상적인 임시 방편책이였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게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으로 로드 탁송에 대한 과제를 남기게 됐다.

기아 광주공장에서 생산된 완성차들이 로드탁송으로 옮겨지고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본지는 지난달 22일 <기아 광주공장, 화물연대 파업 대비...일당 15만원 신차 '탁송 알바' 모집>이라는 단독 보도를 한 바 있다. 당시 화물연대 파업이 예고된 상황에 ‘탁송 알바’를 고용해 신차 탁송에 차질을 빚지 않겠다는 의지와 파업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 담긴 내용이었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응하려는 의지만 보였을 뿐, 실제로는 ‘로드 탁송 알바’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례를 남기게 됐다.

지난 1일 오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 인근 도로에 기아 완성차를 개별 운송하는 업무를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현대글로비스의 ‘로드 탁송 알바’는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과 기아 광주공장에서 출고장까지 고용된 인원들이 직접 운전해서 차를 이동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현대글로비스가 로드 탁송 알바를 고용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회사는 기아 광주공장의 완성차 로드 탁송에 고용된 일부 인원들에게 운전면허 확인 절차도 없이 차를 맡기는 위험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루 700명~800명의 인원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인력은 로드 탁송 알바 집결지 현장에 찾아온 인력 중에 뽑아 충당하기도 했다. 현장 채용은 운전면허증 발급 확인 조차 없이 이름과 일당을 받을 계좌번호만 적어내기만 하면 됐다.

이처럼 현대글로비스의 외주업체 관계자들은 필요한 인원수를 맞추는 데 급급했다. 무면허 상태거나 면허 취소된 이들도 얼마든지 투입될 수 있는 구조였다.

또한 안전교육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으며 로드 탁송에 대한 안내사항이 적힌 A4용지 1장의 종이만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부실한 사전교육에 허술한 안전 점검은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일 오전 광주 서구 무진대로에서 기아오토랜드 광주 완성차 개별운송(로드탁송) 중 사고가 나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글로비스가 허술하게 로드 탁송 알바를 채용한 결과 기아 광주공장에서 조립된 수출용 신차들이 로드 탁송 도중 접촉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7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광주 서구 기아차 2공장 서문 주변 도로에서도 로드탁송 차량과 일반 차량이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10시께 광주 서구 무진대로에서 목포항으로 로드 탁송 중이던 기아 광주공장의 수출용 차량이 다른 차량과 부딪혔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로드 탁송 차량 등이 크게 파손돼 견인됐다.

아울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로드탁송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 내용에는 탁송 중인 차량에서 ‘로드 탁송 알바’로 고용된 한 근로자가 흡연을 하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알바라고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 “요즘 렌트카도 금연인데 신차에서 흡연을하는 무개념”, “공장에서 나오자마자 중고차행” 등 ‘로드 탁송’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로드탁송 중 담배를 피우는 로드 탁송 알바 근로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울러 “흡연뿐만 아니라 번호판도 없어 얌체운전, 과속, 난폭운전을 일삼고 있다”는 목격담도 함께 게재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고 및 흡연과 안전관리를 소홀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각인시켜준 것”이라며 “이번 파업 대처가 과연 정상적으로 이뤄진 대처였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로드 탁송된 차량에 대해 품질보증 주행거리를 2000㎞ 연장한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