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이제는 토종 'OTT' 전쟁이다…LG유플러스, 왓챠 인수 검토

LG유플러스, 400억원 규모 왓챠 인수 검토
관련 업계 "왓차, 국내 OTT 경쟁서 뒤쳐지고 있어 인수 '긍정적'"
LG유플러스 측 "왓챠 인수, 확인된 바 없어"
황성완 기자 2022-12-19 10:14:08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LG유플러스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OTT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SK텔레콤은 '콘텐츠웨이브(wavve, 웨이브)'를 보유하고 있고, KT는 '시즌'과 '티빙'의 합병을 지난 1일 완료했다.

LG유플러스, 약 400억원 규모 왓챠 경영권 인수 논의…"2027년까지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 40%까지 확대"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왓챠와 경영권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으로, 400억원 규모의 왓챠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는 2011년 서울과학고·카이스트 출신 박태훈 대표가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이태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설립한 OTT 기업이다. 2016년 OTT 왓챠(구 왓챠플레이)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OTT 광풍에 힘입어 왓챠는 카카오벤처스, 메가인베스트먼트, 한국산업은행, 메이플투자파트너스 등 다수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LG유플러스 사옥 /사진=황성완 기자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자사만 자체 OTT 플랫폼이 없다. SK텔레콤은 웨이브를 보유하고 있고, KT는 자사 KT스튜디오 지니의 '시즌'을 보유하고 있다. KT는 지난 3월 CJ ENM과 콘텐츠 분야 전방위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그룹 내 '미디어 컨트롤타워'격인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받았다. 또 KT스튜디오지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과 CJ ENM의 '티빙과 지난 7월 통합을 결정했고 지난 1일 합병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지상파 방송국과 함께 출시한 OTT '웨이브'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웨이브가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이용자 다시보기(VOD) 시청 시간을 집계한 결과 남궁민 주연 '천원짜리 변호사'가 올해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이 시청한 드라마로 나타났다. 웨이브 유료가입자 기여도 1위는 박지훈 주연 '약한영웅 클래스 1이 차지했다. KT는 자사 '시즌'과 약 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티빙을 인수해 단숨에 국내 OTT 1위 지위를 확보했다.

자체 OTT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사업자와 적극적으로 제휴를 맺어왔지만, 제휴 효과가 예년만 못하면서 또 다른 OTT 성장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027년까지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로 OTT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체 IPTV 서비스인 U+tv를 'OTT TV'로 개편하고 영유아 플랫폼 '아이들나라'를 모바일 키즈 전용 OTT로 꾸미는 등 차별화된 OTT 플랫폼 제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황현식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1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 등 3대 신사업과 웹(WEB) 3.0으로 대표되는 미래기술을 '4대 플랫폼'으로 구성해 고객경험을 혁신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국내외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러한 LG유플러스에게 왓챠까지 합병된다면 천군 만마를 얻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인수와 관련해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왓챠 CI /사진=왓챠


왓챠도 토종 OTT 경쟁에서도 뒤쳐지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왓챠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54만명으로 8월(60만명) 대비 10%가량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투자조건으로 200~300억원대 기업가치를 왓챠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5000억원까지 기업가치가 거론됐지만 현재는 10분의 1 이하로 축소됐다. 왓챠는 매각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으로, 시간이 지체될수록 기업가치가 더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업계는 대폭 삭감된 기업가치에도 LG유플러스의 왓챠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티빙·웨이브 CI /사진=각사


티빙·웨이브, 내년부터 해외진출 본격화…"해외 가입자 수 확보"

티빙과 웨이브는 내년부터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특히 티빙의 최대주주인 CJ ENM은 최근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해외 진출 계획을 거듭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이 확보한 유료 가입자는 작년 기준 200만명 이상인데 내년 해외 진출을 통해 이를 700만~800만명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티빙은 네이버의 글로벌 모바일 메신서 '라인'과 손잡고 올해부터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OTT 웨이브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최근 SK텔레콤이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와 손잡고 다방면에서 협력하겠다고 밝힌 것이 시그널 중 하나다. 웨이브의 일본 진출이 시도되는 것이다. SK텔레콤 계열사인 SK스퀘어가 콘텐츠웨이브 지분 36.4%를 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글로벌 진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국내외 여러 분야 사업자들을 만나고 있으며 향후 NTT도코모와 협력하는 사례가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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