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그룹, 총수 일가 부당이익 수면위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계열사 부당 지원해 수 십억 ‘부당 이익’
박지성 기자 2022-12-19 10:43:07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 산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것이 밝혀지며 한국타이어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그룹 총수 일가의 부당 이익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한국타이어에게 과징금 80억300만원과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한국타이어의 부당지원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집무실을 포함해 한국타이어,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MKT 등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 3곳과 관계사 1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측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MKT를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신단가 정책'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국타이어 수사는 공정위의 고발로 시작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4년 2월∼2017년 12월 MKT가 제조한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것으로 부당지원 기간 MKT의 매출액은 875억2000만원, 매출이익 370억2000만원, 영업이익 323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MKT의 매출이익률은 42.2%로 경쟁사 대비 12.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가격을 부풀리는 부당내부거래가 이뤄지기 전인 2010~2013년 한국프리시전웍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3.8%였다.

공정위는 부당 지원에 따른 이익이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에게로 흘러 들어갔다는 판단이다. MKT는 2016∼2017년 조현범 회장에게 65억원, 조현식 고문에게 43억원 등 총 10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조현식 한국앤캠퍼니그룹 고문(왼쪽), 조현범 한국앤캠퍼니그룹 회장. /사진=한국타이어


MKT는 총수 일가가 MKT 홀딩스를 설립해 인수하는 방법으로 지난 2011년 10월 31일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으로 편입됐다.

MKT는 한국타이어 50.1%, 조현범 29.9%, 조현식 2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한국타이어가 MKT로부터 매입하는 타이어 몰드에 판관비 10%, 이윤 15%를 보장해 실제 제조원가보다 30% 이상 부풀렸다는 것이다. 이는 동종업계는 물론 한국타이어도 기존에 활용하지 않던 방식이었다.

이 같은 계열사 부당 지원은 총수 일가의 부당 이익으로 돌아갔다.

이에 한국타이어 노조는 총수 일가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며 전면 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 노조는 "총수 일가의 일탈과 범죄행위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며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불법과 탈법으로 회사의 손해를 끼쳤지만 총수 일가는 오히려 배당금으로 자신들의 주머니만을 채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는 1990년부터 해외에 자산을 은닉한 사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적발돼 과세처분을 받고 재판에서도 패소한 바 검찰은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와 경영진의 드러난 범죄행위뿐만 아니라 수면 아래에 숨어있는 불법행위에 대해서 발본색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조현범 회장은 경영권을 놓고 '형제의 난'을 겪었으며 경영권을 쥐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앞서 지난 2019년 12월 조현범 회장은 협력업체로부터 납품을 보장하는 대가로 정기적으로 돈을 상납받은 혐의로 배임수재와 함께 계열사의 자금을 차명계좌를 통해서 비자금으로 조성하고 유용하면서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4개월 만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나면서 2020년 6월 대표이사직을 사임했지만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모두 넘겨받았다. 

조현범 회장은 당시 대표직을 사임했지만 사실상 최대 주주가 되면서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조양래 명예회장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조현범 회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후 아버지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 청구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조양래 명예회장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조 신임 회장에게 자발적으로 지분을 넘겼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항소심에서 조현범 회장은 1심판결이 그대로 유지되며 사임 5개월만인 2020년 11월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로 경영에 다시 복귀했다.

조현범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