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수 33명 중 28명 주식재산↓…카카오 김범수 6조원 '뚝'

최형호 기자 2023-01-03 16:28:54
[스마트에프엔=최형호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그룹 총수 33명 중 28명이 주식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든 주식평가액만 해도 18조원 이상으로, 1년 새 30% 정도 쪼그라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를 포함해 5명은 1년 새 주식평가액이 1조원 넘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재산이 10조 클럽에 가입한 그룹 총수도 작년 초까지만 해도 3명이었지만, 연말에는 삼성 이재용 회장만 나홀로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폭락장 속에서도 다우키움 김익래 회장의 주식재산은 60% 가까이 증가해 주목을 받았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33개 그룹 총수의 작년 연초 주식평가액은 64조 6325억원이었는데, 연말에는 45조 9191억원으로 급락했다. 지난해 연초 대비 연말 기준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는 18조 7134억원 이상 줄었다. 하락률만 해도 29%였다.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도 작년 한 해 동안 30% 가까이 바람처럼 사라지고 만 셈이다. 작년 1월초 이후 33개 그룹 총수의 주시평가액은 3월말(59조 7626억원)→6월말(51조 4463억원)→9월말(45조 7034억원)으로 계속 내리막길 행보를 보여왔다. 그나마 연말에는 3분기 때보다 2157억원(0.5%) 정도 소폭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33개 그룹 중 작년 한 해 주식평가액이 조(兆) 단위로 하락한 총수는 5명으로 조사됐다.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총수는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창업자는 5910만 주가 넘는 카카오 지분을 직접 보유 중이다. 작년 연말 기준 김 창업자가 보유한 카카오 주식평가액만 해도 3조1300억원을 상회했다. 

여기에 김범수 창업자는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서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함께 보유 중이다.

김 창업자가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쥐고 있는 상장사 지분까지 모두 합칠 경우 작년 연말 기준 전체 주식재산은 5조 6557억원 수준으로 계산됐다. 이는 지난해 때 파악된 12조 2269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6조 5700억원(53.7%↓) 넘게 줄어든 금액이다. 남아있는 주식재산보다 사라진 주식평가액이 더 컸을 정도다.

이는 김범수 창업자와 같이 카카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 및 소액 투자자들의 주식가치도 그만큼 추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범수 창업자 다음으로 삼성 이재용 회장도 작년 초 14조 1866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연말에 가서는 11조 6735억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작년 1년 새 2조 5100억원(17.7%↓) 이상 주식평가액이 줄었다. 특히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작년 9월말에는 한때 10조 8842억원 수준까지 내려앉은 적도 있었다. 그나마 작년 12월말에 11조원대로 올라섰다.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의 주식재산도 작년 초만 해도 10조 1864억원이었는데, 연말에는 8조 110억원으로 지난해에만 2조 1750억원(21.4%↓) 이상 주식평가액이 감소했다.

사진=한국CXO연구소.

이외 넷마블 방준혁 이사회 의장(1조 3900억원↓)과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1조 2160억원↓)도 작년 한 해 주식가치가 1조원 넘게 사라져 울상을 지었다. 방준혁 의장의 경우 작년 초 대비 연말 주식가치가 52.6% 정도 사라졌고, 이해진 GIO 역시 52.8%나 내려앉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은 작년 한 해 8951억원(작년 초 3조 6662억 원→2조 7711억원) 넘게 주식평가액이 줄었다. SK 최태원 회장 역시 8620억 원(3조 3162억원→2조 4542억원) 이상 주식재산이 사라졌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도 작년 한 해 6605억 원(3조 1125억원→2조 4519억원) 넘는 주식평가액이 쪼그라들었다.

33명 그룹 총수 중 80% 이상이 주식재산이 내려앉은 상황에서도 5명은 작년 연초 대비 연말 기준 주식재산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주식평가액 증가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총수는 다우키움 김익래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의 주식재산은 작년 연초 기준 2116억원이었는데 연말에는 3371억 원으로 높아졌다. 1년 새 김익래 회장의 주식재산만 해도 1255억원이나 늘었다. 상승률만 해도 59.3%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상승 배경에는 김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다우데이타의 주가가 작년 연초 대비 연말에 배(倍) 이상 오른 것이 결정적이었다.

세아 이순형 회장도 작년 초 1113억원이던 주식재산이 연말에는 1478억원으로 불어났다. 1년 새 32.8% 정도 주식가치가 높아졌다. 이외 ▲영풍 장형진 회장 9.6%(389억원↑) ▲HD현대그룹 총수인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 6.5%(735억원↑) ▲롯데 신동빈 회장 4.1%(284억원↑) 순으로 작년 한 해 주식재산이 증가한 총수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11조 6735억원)이 차지했다. TOP 3에는 각각 2위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8조 110억원), 3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5조 6557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작년에는 그룹 총수들도 주식평가액 하락이라는 혹한기를 피해가지 못했다"며 "그룹 총수들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 지분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개미와 기관 투자자 중에는 주식을 급하게 처분해 현금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에는 그야말로 주식으로 인한 손실 폭이 큰 한 해로 기록됐다"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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