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 이끈 반도체…‘감산’ 전략 펼칠까

증권가·업계,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축소 불가피
‘인위적 감산’보다 ‘자연 감산’ 전략 가능성 커
신종모 기자 2023-01-09 10:54:18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역대급 어닝쇼크를 경험했다. 반도체 업황이 올해도 글로벌 공급망 불안,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영향으로 극심한 ‘반도체 한파’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실적 개선을 위해 새로운 반도체 위기 대응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앞서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인위적 감산 대신 투자를 지속해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을 펼칠 계획을 세웠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장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반도체 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시장수요에 의존하는 투자보다는 일관되게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3조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58%,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보다 매출은 약 2조7000억원, 영업이익도 약 2조 6000억원 밑돌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밑돈 것은 지난 2014년 3분기(4조 600억원) 이후 8년여 만이다. 삼성전자 측은 “글로벌 복합적 요인이 수요 약세로 스마트폰 매출이 감소했다”며 “가전 사업은 시장 수요 부진과 원가 부담이 지속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와 업계는 삼성전자에 대해 감산과 투자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반도체 투자 계획을 일부 수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실적 악화에 대해 반도체의 과도한 가격 하락으로 이익의 급격한 하락을 유발한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되나 그동안 누적 재고에 대한 정책이 부재했던 것에 반해 전략적 조치가 이뤄졌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메모리 사업 적자 상황을 고려하면 신규 설비투자의 규모에 대한 수정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반도체 섹터 선임연구위원(애널리스트)은 “삼성전자는 기존 올해 설비투자 계획이 케파의 확대보다는 경쟁사 대비 좁혀진 테크 노드(Tech node)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였다”며 “미세화에 대한 투자 속도 조절은 차후 업계 생산 빗 그로스(Bit growth)를 한 번 더 레벌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도 삼성전자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반도체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감산과 관련해 인위적 감산보다 공정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는 자연 감산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업계는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출시될 플래그쉽 스마트폰 효과, 네트워크사업부의 견조한 이익률, 모바일 패널 고객사의 회복과 신규 대형 패널의 적자폭 감소 등의 효과로 전사 이익 감소분은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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