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에 전국민 이모티콘 3종 보상… 소비자는 '시큰둥'

전국민 대상 지급한 이모티콘 3종 기간 제한 및 톡서랍 플러스 자동 결제 논란
"사전 해지 예약 설정 기능으로 자동 결제 방지…일주일 전 미리 알림 공지"
황성완 기자 2023-01-11 10:48:33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 대한 보상으로 전국민에게 '무료 이모티콘 3종'과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을 지급했지만 정작 이용자들은 시큰둥하다. 

판교 카카오 아지트 사옥 /사진=황성완 기자 

카카오는 최근 국내 카카오톡 전 이용자를 대상으로 '마음 패키지' 지급 페이지를 열고 △무료 이모티콘 3종(영구 사용 1종·90일 사용 2종) △카카오메이커스 쿠폰(2000원·3000원)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1900원 상당)의 배포를 완료했다.

카카오는 피해 접수한 소상공인 대상으로 매출 손실 규모액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한다. 소상공인 영업이익률과 대체 서비스 유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카카오 점유율 등을 반영해 매출 손실 규모액이 30만원 이하인 경우 3만원, 3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인 경우 5만원을 지원했다.

카카오톡이 보상으로 제공한 이모티콘 3종 이미지 /사진=카카오

카카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상으로 지급한 무료 이모티콘 3종과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에 대해 이용자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모티콘 1종을 제외한 나머지 2종이 90일 제한일 뿐만 아니라, 톡서랍 플러스의 경우 정기 결제로 자동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톡서랍 플러스는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은 채팅기록, 사진, 영상, 파일 등을 자동으로 암호화해 저장하는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로, 이용자가 이용권을 등록하면 1개월만 무료고 그 이후부터는 자동으로 갱신되며 결제까지 이뤄진다.

일반 이용자와 시민단체 사이에선 카카오가 먹통 사태 책임 인정 차원에서 제공하는 만큼 회원가입이나 결제수단 등록·해제 등 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불편을 겪은 국민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줄 수 있는 이모티콘을 제공하는 것으로 협의가 됐다"며 "이용권 같은 것은 프로모션으로 오해할 여지가 있어 협의체 합의안에서는 빠졌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메이커스 쿠폰을 중·소사업자와 농·축산업체를 위해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국내 농축수산물 판로를 열어주는 ‘제가버치’ 프로젝트, 버려지는 물건을 새로운 용도의 제품으로 만드는 ‘새활용’ 프로젝트 등을 진행한다.

톡서랍 플러스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 특성상 최초 사용 시 자동 결제 수단 등록이 필요하다"며 "사전 해지 예약 설정 기능을 통해 원치 않는 결제 전환을 방지할 수 있고, 결제 전환 일주일과 하루 전 충분히 안내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청자 대상으로 카카오톡 채널 메시지 안내 및 톡서랍 무료 이용 신청 페이지에서 해당 내용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쿠폰 형태로 피해지원 방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전국민에게 보상을 지급할 수 있는 대기업은 국내 몇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피해를 접수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현금 보상까지 고려했을 때 카카오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상당한 규모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카카오가 SK(주) C&C를 대상으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구상권 청구란 어떤 집단이나 개인이 국가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는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이를 배상하도록 요구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17일 카카오는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 공시를 통해 "서비스 정상화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논의를 SK C&C 측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고객사에서 (구상권) 얘기가 나오면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카카오는 SK(주) C&C와 아무런 논의를 하지 않은 상황으로 올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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