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헬스케어, 스타트업 '제품도용' 의혹…알고케어 "제품 구조 흡사"

롯데헬스케어, CES서 유사한 제품 전시
황성완 기자 2023-01-18 16:30:58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헬스케어가 한 스타트업이 개발 중이던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를 도용해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18일 알고케어에 따르면 "투자 및 사업 협력을 제안했던 롯데헬스케어가 우리 사업 아이디어를 그대로 베껴 제품을 개발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롯데헬스케어는 2021년 9월 알고케어가 개발 중이던 카트리지 방식의 영양제 디스펜서(정량 공급기) 제품을 도입·투자하고 싶다며 알고케어 측과 미팅을 했다. 이후 롯데헬스케어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영양제 디스펜서 제품 '캐즐'을 공개했다.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2021년 미팅을 통해 영양제 디스펜서에 대한 사업 전략 정보를 획득·도용해 캐즐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자사 제품과 캐즐이 카트리지 구조와 원리, 디스펜서 컨셉 등 면에서 비슷하다는 것이다.

알고케어 CI /사진=연합뉴스

알고케어의 뉴트리션 엔진은 영양제를 카트리지 형태로 밀봉해 기기에 넣는 방식이다. 영양제 구성과 섭취 방식, 교체 시기 등을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밀폐된 상태로 보관해 품질을 유지한다. 롯데헬스케어 캐즐도 마찬가지로 카트리지 형태의 영양제 디스펜서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롯데 디스펜서가 제품 외관뿐 아니라 영양제 토출 방식, 카트리지 사용법 등 제품 구조가 우리 제품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발하고 있던 시제품을 직접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매커니즘"이라며 "여러 개의 카트리지를 위에서 아래로 꽂아놓는 구조, 카트리지의 결합 유닛 장치의 구조와 원리, 디스펜서의 컨셉과 디자인, 알록달록한 영양제 조합의 모습까지 모두 우리 제품과 똑같다"고 말했다.

알고케어는 올해 CES 2023에서 알고케어 제품을 전시하던 중 '롯데헬스케어 제품과 유사하다'는 일부 관람객 반응을 통해 캐즐을 알게 됐다며 공정거래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판단해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고케어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2019년 11월에 설립됐다. 알고케어는 이 제품으로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고 오는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는 2021년 9월 알고케어에 투자를 제안했다. 롯데벤처스가 알고케어에 투자 제의를 하며 IR(기업 설명)을 요청했고, 해당 발표 자리에 롯데헬스케어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논의를 했지만 사업적으로 뜻이 맞지 않아 투자와 사업 협력 모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IR 당시 제품 제조 기술, 사업 방식, 관련 규제 등에 대해 상세히 물었고 시제품 시연도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롯데헬스케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롯데헬스케어는 신사업 검토 시점부터 이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개인 맞춤형으로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고 디스펜서를 활용하는 모델이 일반적인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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