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플레이, 누적 부채 500억원…'돌려막기'식 영업 드러나

지급하지 못한 물품 판매 대금 336억원…판매 대금 정산받지 못한 업체 615곳
황성완 기자 2023-01-19 18:02:35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VOGO)'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보고플레이의 누적 부채가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플레이는 자금난으로 인해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2의 머지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보고플레이에서 주문한 상품들이 잇달아 주문 취소되고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보고 '앱' /사진=보고플레이 

류승태 보고플레이 대표는 19일 서울 모처에서 입점업체를 불러 모아 회사의 경영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류 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보고플레이의 부채는 526억원에 달한다.

이 중 입점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물품 판매 대금만 336억원이다. 보고플레이로부터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업체는 615곳으로 집계됐다. 미정산 대금이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인 업체가 137곳으로 가장 많았다. 1억 이상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업체는 77곳이다. 받아야할 돈이 10억원 이상인 업체는 3곳이다.

소비자들의 현금성 적립금은 12억원에 달했다. 보고플레이는 현재 기존에 들어왔던 주문을 취소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적립금을 사용한 결제도 막아놨다.

간담회에서 류 대표는 "당시에는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판단했다"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계절적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매출이 줄어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보고플레이는 채권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파산이나 회생 절차를 밟는 대신 최대한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입점업체들이 보고플레이의 정상화 작업에 동참하겠다는 동의서를 80% 이상 제출해주면 이를 가지고 추가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추가로 유치한 투자금으로 부채를 일부 변제하고, 판매수수료를 올리고 직원을 감축해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채권자인 입점업체들이 동의하지 않거나, 보고플레이에 가압류를 신청하면 이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보고플레이는 삼성전자 출신 류승태 대표가 만든 회사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C-LAB으로 시작해 2020년 10월 독립 법인을 세웠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거래액 2300억원, 회원수 100만명이다. 지난해 5월 포스코기술투자, IBK기업은행, SK증권 등으로부터 11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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