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외풍에 KT '소액 주주 합심'...KT 차기 대표의 행방은?

정치권발 외풍으로 KT 차기 대표 결정되는 상황 반발해 합심
KT 이사회 "윤경림 사장, 회사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 제시"
"윤 사장, 구현모 대표 '디지코' 기조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
황성완 기자 2023-03-09 11:02:42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KT 소액 주주들이 오는 30~31일 사이 진행될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앞두고 의결권 행사를 위해 단합하고 있다. 소액 주주 모임을 주도한 운영자는 조만간 주식 의결권 위임에 관한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다. KT 지분 10.35%를 보유한 최대 주주 국민연금의 무조건적인 반대 등 정치권의 외풍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종 후보로 선정된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이 무사히 대표 자리까지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T 광화문 사옥

9일 KT 소액 주주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시 기준 181만8417주가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정치권발 외풍으로 KT 차기 대표 인선이 좌우되는 상황을 비판하고 있다. KT가 더 이상 외부 압력에 휩쓸리지 않도록 주총에서 차기 대표 후보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KT주주모임은 지난달 25일 개설됐다. 모임이 개설된 지 12일 만인 이날 현재 회원은 701명이다.

모임을 개설한 운영자는 전날 회원들에게 보낸 단체메일을 통해 "추후 하나로 뭉쳐 단체행동과 법적인 대응을 할 때 주주님들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추후 (의결권) 위임 방법이나 집단 의사 표시 및 집단행동에 대한 사항들은 카페 홈페이지나 메일·쪽지로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들과 통화도 해보고 회사와도 소통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KT주주모임 카페에서 주주들이 주식 의결권 위임에 동참하는 의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KT 주주모임 캡쳐

전날 기준으로 집계된 소액 주주들의 주식 수를 지분으로 환산하면 0.69% 정도다. 현재와 추세대로면 지분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소액 주주 집계 현황이 공지된 이후에도 자신이 보유한 주식 수를 공개하면서 동참하겠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운영자도 전날 소액 주주 지분 현황을 공지하면서 "이번 주 안에 200만주는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9일 현재 10시 40분 기준 다양한 주주들도 지속 동참 의사를 표하며, 힘을 합칠 것으로 기대된다.
윤경림 KT 차기 대표 후보

주총이 다가올수록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윤경림 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 등 쟁쟁한 차기 대표 후보 4명 중 차기대표로 선정된 윤경림 사장이 주총에서 대표로 선출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이는 KT 지분 10.35%를 보유한 최대 주주 국민연금과 정치권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아직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권과 맞닿아 있는 만큼 주총에서 반대표를 내세울 것이 확실시 된다.

업계에선 윤경림 사장이 현 구현모 KT 대표의 디지코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윤경림 후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 또,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사회는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특히, 윤경림 후보는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성장 사업 개발 및 제휴·협력 역량이 탁월하고, KT 그룹의 디지털전환(DX)사업 가속화 및 AI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현직인 구현모 대표가 제시한 '디지코 전략' 시즌2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으며, 윤 사장은 회사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가상현실(VR) 사업을 지휘했다. 특히 KT 미디어사업을 키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에 힘을 보탰다. 윤 사장은 CJ와 현대차에서도 일했다.

윤 후보자는 IPTV 등 KT의 먹거리를 발굴하고 성공시킨 전략가로 알려져 있다. 그와 일해본 직원들은 '스마트'를 윤 사장을 대표하는 단어로 꼽았다. 윤 후보자가 차기 대표로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을 경우 전임 구현모 대표를 계승해 디지코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KT 현직임원으로서 조직내부를 잘 아는 만큼, 인사 조직개편 폭도 경쟁후보에 비해서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KT는 오는 30~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윤 후보자에 대한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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