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제약·바이오 주총...삼성바이오·셀트리온에 쏠리는 관심

삼성바이오로직스, 17일 주총 개최...존 림 사장 연임안 상정
셀트리온그룹, 28일 주총 실시...주요 안건,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선임
황성완 기자 2023-03-13 10:10:30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제약·바이오업계의 주주총회가 이달 진행되는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 3조원을 이끈 존 림 대표이사(사장)의 연임과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복귀 등 이슈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사장)

삼성바이오로직스, 17일 인천 송도 본사서 주총 실시..."존 림 사장 재선임 안건 상정"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각각 오는 17일과 28일에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제약·바이오의 첫 주총의 서막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다. 회사는 가장 처음으로 주총을 개최하며, 특히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인천 송도 본사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존림 사장의 연임을 이미 확정함에 따라 그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존 림 대표의 기존 임기는 이달 20일까지다. 존 림 사장이 부임한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7년 처음으로 메인트랙 배정을 받은 이래 올해까지 한국 기업 최초로 7년 연속 메인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하며 글로벌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존 림 사장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전략을 발표한 바 있고, 발표 현장에 전 세계 투자자가 운집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넘기는 호실적도 거뒀다. 2021년 취임한 존 림 대표는 2년 만에 매출을 3배 가까이 상승하는 성과를 내게 됐다. 2020년 1조1648억원이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 매출은 지난해 3조13억원까지 뛰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4공장을 업계 최단 기간인 23개월 만에 부분 가동하며 글로벌 위탁생산(CMO) 생산능력 1위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7월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토지매매 계약을 통해 인천 송도에 제2 바이오캠퍼스를 구축할 35만7000m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위탁개발(CDO) 부문에서는 인간 항체와 유사한 비대칭 구조로 안정성과 결합력을 높인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 신약 후보 물질 선별 기술 ‘디벨롭픽’을 론칭했다. CMO 부문에서는 mRNA 원료의약품(DS)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대량 상업생산 준비를 마쳤다. 한편으로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인수하며 바이오시밀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기술을 내재화 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화두로 부상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4공장을 완공함에 따라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전개하며, 시장 기회를 선점해 나갈 방침이다. 4공장(24만리터)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리터로 글로벌 압도적 1위다. 현재 8개 고객사의 11개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로 26개 고객사와 34개 제품의 위탁생산을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제2바이오 캠퍼스 구축 논의를 본격화한다. 이곳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및 차세대 의약품 기술 기업의 육성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더불어, 항체약물접합체(ADC)·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도 추진한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링커로 연결한 의약품이다. ADC의 항체가 암세포를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암 조직을 찾고, 이후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해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 ADC를 이용하면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을 뛰어넘을 수 있다. 항암화학요법은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죽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하지 않아 부작용이 있었으나, ADC로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ADC 생산 설비는 현재 준비 중이며, 2024년 1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CDO 부문에서도 새로운 자체 기술 개발을 지속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삼성물산과 함께 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혁신 기업에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올해 6월 4공장 본격 가동과 함께 ADC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도 추진할 것"이라며 "2024년 1분기를 목표로 ADC 생산설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정확한 날짜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지난 2020년 9월 24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바이오 소부장 연대협력 협의체'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왕의 귀환...셀트리온, 주총서 서정진 명예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 제출

셀트리온 역시 그룹 창업주 서정진 명예회장의 복귀 소식으로 가장 이목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그룹 계열 상장사인 셀트리온 과 셀트리온제약 ,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서 명예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각사 주총 안건에 올렸다. 앞서 각사는 지난 3일 이사회를 개최해 서 명예회장을 2년 임기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서 명예회장은 2021년 3월 셀트리온그룹 계열사 사내이사 직을 사임하고 장남과 차남을 계열사 임원 자리에 앉히며 2세경영 체제의 포문을 열었다. 당시 그는 그룹을 둘러싼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길 경우 '소방수' 역할로 다시 현직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고 셀트리온은 설명했다.

셀트리온그룹이 서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를 추진한 이유에는 글로벌 경제 침체가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고, 올해 바이오 산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셀트리온그룹의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중요한 기점이라는 것이 배경으로 꼽혔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는 서 명예회장이 공동의장으로서 주요 제품을 미국에 출시하고, 현지 유통망의 전열을 가다듬는 데 필요한 핵심 의사결정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출시가 완료된 베그젤마(CT-P16), 유플라이마(CT-P17) 등의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미국 승인 및 출시를 앞두고 있고,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미국 현지 직판 체계도 본격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에선 이미 급속도로 점유율을 넓혀 가고 있는 차세대 전략 제품인 램시마SC가 지난 2022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 신청을 거쳐 올해 말 승인을 예상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서 명예회장의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이 셀트리온그룹이 미국에서 성장 발판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현 경영진은 판단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신규 항체치료제, ADC 항암제,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 경구형 항체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는 등 제품 개발 플랫폼 및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데 보폭을 크게 넓혀가고 있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를 준공해 신약 연구 개발 역량에 집중하고 파이프라인 확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경제위기뿐 아니라 전략제품 승인 및 출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계열사 합병 등 상황에서 명예회장의 빠른 판단과 의사 결정이 절실히 필요했다"며 "서 명예회장 특유의 리더십이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기우성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표결할 예정이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서 명예회장의 차남인 서준석 이사회 의장의 2년 임기 재선임에 관한 건을 주주들에게 질문할 예정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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