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거래'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 "블록딜 날짜,  스스로 결정한 것 아냐"

금감원, 김 회장 속한 키움증권 검사 착수 
키움증권, 김 회장 '주식 거래 명세서' 공개 
권오철 기자 2023-05-03 21:00:59
[스마트에프엔=권오철 기자] 최근 8개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 절묘한 시점에 관련 주식을 매수·매도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금융당국의 검사 대상에 올라 주목된다.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라덕연 H투자자문 대표가 주가 폭락과 공매도의 배후로 김 회장을 지목하면서 진실게임 양상을 띄게 됐다. 이에 김 회장 측은 라 대표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주식 거래 명세서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에서 거론되는 차액결제거래(CFD)와 관련해 주요 증권사 검사에 착수했다. 검사의 첫 대상은 키움증권이었다. 그 배경엔 김 회장이 있다.  

키움증권의 등기임원인 김 회장은 이번 사태 폭락 종목 중 하나인 다우데이타 지분을 폭락 직전에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한 인물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6월30일부터 9월26일까지 5차례에 걸쳐 다우데이타 지분 3만4855주를 매수하기도 했다. 이때 매수가는 평균 1만원대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 측은 "회사 가치가 저평가돼 매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4월 20일까지 또다시 5차례에 걸쳐 149만주가량을 매도했다. 매도가는 평균 4만원대였다. 마지막 매도일인 4월 20일엔 140만주를 600억원가량에 매도했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 측은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한 것에 대한)증여세 자금 마련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거래일 후인 같은 달 24일 다우데이타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김 회장이 일련의 내부정보를 미리 알았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이번 사태의 핵심인물인 라 대표는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이익을 본 김 회장이 주가 폭락의 배후'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한 라 대표는 다른 인터뷰에서 "김 회장 측이 매도한 금액 600억원을 계좌로 받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돈을 안 받았다면 누군가에게 빌려줬을 가능성이 있고, 받았다면 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 실제 돈이 오고가지 않았다면, 시장가로 공매도를 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에 김 회장 측은 지난 2일 라 대표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김 회장 측은 라 대표가 제기한 공매도 의혹에 대해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잔고 및 거래 명세서'를 증거 자료로 제시했다. 해당 자료에는 김 회장이 매도한 주식의 결제일인 4월 24일에 매매대금이 입금된 내역이 기재돼 있다. 

김 회장이 지난 4월 24일 다우데이타 지분을 매도한 것에 대한 잔고 및 거래 명세서.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 측은 "이번 다우데이타 블록딜은 4월 초부터 진행된 것으로 4월 5일에 이미 유수의 외국계 증권사를 접촉해 절차를 진행했다"면서 "당초 일정은 2~3주를 예상했고, 외국계 증권사는 자체 실사와 법률 검토 과정을 거쳐 4월 19일 내부 심의를 완료 했으며, 4월 20일에 12시 이후 해외기관에 거래 진행을 통보하면서 당일 장종료 후 블록딜 거래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회장은 매도 일자를 스스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외국계 증권사의 일정에 따라 수동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매수자를 찾는 것은 외국계 증권사의 역할이고 우리는 매수자를 알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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