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불황 뚫는 K건설>② 신기술로 해외시장 개척하는 현대건설...31개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의 힘

중동 및 동남아 미주 남미 아프리카 등 지구촌 곳곳 활약
SMR 해상풍력 에너지 모빌리티 친환경 등 역량 강화로 신시장 개척 총력
최형호 기자 2023-06-01 09:00:03
[스마트에프엔=최형호 기자]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폭등 등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 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불황 타개를 위한 돌파구로 해외 수주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나섰다. 해외수주를 통한 체질 강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구상을 경영 최우선 방침을 정한 것이다. K건설은 특히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된 태양광·2차전지 리사이클·수소 등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내세워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에프엔은 <해외서 불황 뚫는 K건설> 시리즈를 통해 주요 건설사들이 최근 해외시장에서 이뤄냈던 활약상과 성과, 그리고 미래전략 등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현대건설이 시공한 카타르 국립박물관./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주택사업 불황에도 불구, 올해 1분기 매출 6조 311억원, 영업이익 1735억원, 당기순이익 150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은 6조 3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해 연간 매출 목표 25조 5000억원의 23.7%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173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2%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호실적 배경엔 해외수주 성공이 큰 몫을 차지한다. 

올해 현대건설은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공사 등 해외 대형 현장 공정을 본격화했다.  

아울러 ▲필리핀 도시철도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 등 대형 토목·플랜트 사업을 잇따라 확보했다. 

또한 ▲페루 친체로 신공항 터미널 공사 ▲사우디아라비아 하일-알 주프 380kV 송전선 공사 또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가스 처리공장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공사 등 해외 플랜트 현장 공정이 본격화하면서 수주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새 먹거리 사업 또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 SMR(소형모듈원전), UAM(도심교통항공수단),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 추진에도 총력을 기울여 미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단순한 경제적 성과를 넘어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새로운 미래 가능성을 실현하겠다"며 "핵심 분야인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을 고도화하고, 투자·기획·설계·시공·운영까지 밸류체인을 확장해 토탈 솔루션 크리에이터(Total Solution Creator)로 산업의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사업 다각화·경쟁력 확보 마련 

실제 현대건설은 해외사업 다각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미국 원자력 기업인 '홀텍 인터네셔널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SMR 공동 개발과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엔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 협업해 국내 최초 미국형 대형원전(AP1000모델) 사업의 글로벌 진출 기반을 구축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최다 원전 건설 실적과 원전 수출 1호인 UAE 원전을 시공하며 노하우와 기술력을 세계 속에서 인정받았다"며 "차세대 원전사업에 대한 독점적 협력을 확보해 친환경 탄소중립 사업 확장, 에너지 전환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등 지속가능한 미래 사업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이처럼 해외수주에 자신감을 가지는 이유는 세계 곳곳에 설치된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어서다.  현대건설은 세계 31개 해외 지사 및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이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신규공사 발굴 ▲주요 고객 관리 ▲하도급 전략 수립 및 현장관리 업무 진행 등 해외 사업 운영 전반을 관리 중이다.  

해외 지사와 사무소는 경영 인프라를 현장에 전달하고 본사와 현장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직접 현지 업체를 발굴하고 해외 협력사 풀(Pool)을 관리할 뿐 아니라 현장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등 해외 사업 수주 및 수행 경쟁력 향상에 주도적으로 기여한다.

이 네트워크 활용으로, 현대건설이 유독 강세를 보이는 중동국가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미주 ▲남미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및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등 신규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일례로 현대건설은 필리핀 마닐라지사를 신규 설립한 이후 4억9000만달러 규모의 '필리핀 남북철도 제1공구'를 수주한 바 있다.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지속적인 현지 발주처와의 마케팅 활동을 통해 총 공사비 약 13억5000만달러 규모의 필리핀 남북철도 3개 공구를 추가 수주했다.

또한 현대건설은 지난해 일본 도쿄에 해외 사무소를 설립해 일본 상사 등 유관업체와의 네트워킹을 전개했고, 미국 법인 신설을 통해 미국 원전 SMR 사업에 뛰어들었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설은 지난해 해외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세계 5개국 총 13개 프로젝트를 신규 수주하며 약 32억9000만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력 시장인 중동과 아시아에서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했다.

페루에선 2억1000만 달러 규모의 친체로 신공항 공사를 수주하며 신시장 개척과 중남미 공략을 위한 거점을 마련했다. 
현대건설 수소 생산기지 구축 모습. /사진=현대건설

◆ SMR·해상풍력 등 신시장 개척 주력

신시장 개척에도 한창이다. 현대건설은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소형 모듈 원전(SMR) 조직을 신설했다.

SMR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미국 홀텍(Holtec)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SMR, 원전 해체, 캐니스터 등 미국 원전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대건설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시장 축소 가능성에 대비해 공종, 상품, 지역 관점의 신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외부 환경 변화 및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설계·구매·시공을 아우르는 종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점차 증가하는 현지화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유력 현지 업체를 발굴하고 공급망을 확대하는 등 거점지역 역량을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에너지 ▲모빌리티 ▲헬스케어 ▲인프라 O&M ▲생활·안전 IoT 등 관련 이종산업의 도전 속에서 생산방식을 혁신하고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미래 사업환경 변화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2030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해 나가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및 친환경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수소 플랜트, 차세대 원전, 해상풍력발전, 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에너지 전환 분야와, 도심형 모빌리티, 미래 주거 등 스마트 시티 분야의 신사업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토목, 건축, 주택, 플랜트 등 종합 건설사업 을 통해 축적된 EPC 역량을 기반으로 친환경・저탄소 등 신규 사업으로 확장해나가는 사업구조 전환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생산성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사업화 가능한 영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미래 산업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 1947년 창립 이래 전 세계 62개국 총 873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21조 239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6% 증가해 첫 '20조 클럽'에 가입했다. 현재까지 현대건설의 수주잔고는 창사 이후 최대인 90조 283억원이다. 올해 현대건설은 매출 23조 8206억원, 영업이익 8107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목표를 이루게 되면, 2년 연속 '20조 클럽' 달성은 물론, 100조원대 수주잔고, 영업이익 40% 이상 급증 등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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