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옥's 스마트팜 프리즘] 사양길 접어든 화훼산업, 돌파구는 어디에 있나

윤종옥 기자 2019-06-12 14:41:00

"우리 때는 말이야, 그때는 말이지."

고등학생이 된 맏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습관적으로 위와 같은 접두어를 쓰곤 한다.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칠옹성처럼 뿌리 깊게 내린 한(韓) 문화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는 탓이다.

우리 때만 해도 입학식, 졸업식 등 각종 행사 자리엔 꽃다발이 필수이자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여겨졌다. 꽃다발과 부가 품목을 함께 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경우에도 주 선물은 여전히 '꽃' 이었다.

그런데 요새는 꽃다발만 달랑 선물하면 '꼰대(옛 사고방식이나 권위적인 생각을 지닌 어른)'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꽃 대신 필요한 품목이나 상품권을 선물하는 방식으로 바꼈다는 설명이다.

화훼 대체 품목의 증가...산업 규모, 2002년 이후 하락세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첨단 IT 기기, 화장품 등 화훼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면서 화훼 산업은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실제 지난해 농진청이 조사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화훼 산업 규모는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다.

사양길에 접어든 화훼 농가가 전화위복을 꾀하기 위해선 해당 산업 역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인건비, 작업 효율 등 생산에 드는 결과적 비용을 낮춰야 하고 동시에 작물 품질을 높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야 한다.



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선 ICT(정보통신기술) 시설 도입에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4차 산업 혁명의 결실로도 불리는 ICT는 농가의 품질을 높이고 인력 소모도 대체할 수 있다. 복합환경제어기 등으로 온도와 습도, 제습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ICT를 적극 활용하게 되면 작물 품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농장 인력을 대체해 생산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도 가능해 진다.

국내 화훼 농가가 시설재배(하우스재배)로 밀집해 있다는 점도 하나의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ICT 시설은 하우스재배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문화와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화훼 산업 역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ICT 시설 도입을 적극 검토해 다가온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자세가 요구된다.



윤종옥 기자 yoon@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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