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수입 의존 특용작물 후추, 해외 진출 '절실'

김미정 기자 2019-10-10 16:14:32

후추는 최근 식생활 서구화, 육류 소비 증가 추세로 후추 수입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연간 수입량은 10년 전 3,500톤 수준에서 현재 5,000톤 수준으로 대폭 증가하였으며, 당분간 더욱 증가할 추세이다. 이는 가정 소비보다 외식, 가공식품에서의 소비증가에 따른 것이다.

후추는 한국에서 재배가 불가능하므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후추 농사는 제초 작업, 지주목에 붙도록 하는 부착작업, 수작업 수확 등 노동력이 매우 많이 요구되고 수확 주기가 4~5년으로 초기 투자 비용이 높지만, 정작 주요 생산지인 동남아에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농업지식이 열약하다. 이에 향후 국민들의 식품 및 기호를 충족시키려면, 국내 관심 기업의 출현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흔히 '향신료의 왕'이라 불리는 후추는 인도 남서부 케랄라 지방이 원산지이다. 생육 온도 20~40도의 열대지방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으며,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이 주요 생산국이다. 작은 포도송이 같은 생후추 과육에서 포도 줄기 같은 것을 분리하고, 동그란 열매만 채취하는데 말리지 않은 생후추는 보존성의 문제로 산지에서만 맛볼 수 있다. 식물체는 우기와 높은 온도, 반 그늘 상태에서 가장 잘 자라며 번식은 주로 줄기꺾꽂이에 의해 이루어진다. 열매는 2∼3년째부터 맺으며 생장조건이 양호하면 40년까지도 열매를 맺는다.

열매는 과숙된 생후추인 적후추, 생후추를 건조한 흑후추, 탈피한 백후추로 나뉜다. 성숙하기 전의 열매를 건조시킨 것이 후추 또는 검은후추이고 겉에 주름이 지며 흑색이다. 성숙한 열매의 껍질을 벗겨서 건조시킨 것은 색깔이 백색이기 때문에 흰후추라 하고 향기가 검은후추같이 강하지 않은 상등품이다.

2019년의 전 세계적인 후추 수요는 48.2만톤, 이를 충족하는 공급은 52.5만톤으로 전망된다. 후추 농업은 헥타르(hr)당 초기 식재 비용이 지주목, 묘목, 관수 설비 등으로 인해 약 십만달러 정도 투입되는데, 단위당 초기 비용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작물이라 할 수 있다. 첫 수확까지 약 3~4년을 재배하여야 하며 경제적인 수확 가능 횟수는 약 20년이다. 특히 건기에는 점적 관수 등을 이용하여 수일마다 물을 주어야 하고, 제초 작업, 나무줄기가 자랄 때 지주목에 붙도록 하는 부착 작업, 수작업 수확 등 노동력이 매우 많이 요구되며, 기계화, 자동화가 어렵다.

또한 후추나무가 최대 수확을 하기 위해서는 4~5년 이상 재배되어야 하는데, 그에 비해 전 세계적인 육류 소비 증가(특히 중국,남부 아프리카 등 개도국의 육류 소비 증가)에 힘입어 수요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후추 경작지의 증가 속도가 수요 증가를 앞질렀지만, 현재 향후 2~3년 정도 재고가 소
진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후추의 최대 생산국은 베트남으로, 25만톤을 생산하여 90% 이상 수출한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관리는 열약한 실정이다.

사진=베트남산 후추. 세계 최대 수출국이지만, 아직도 방제기술에 취약하다.
사진=베트남산 후추. 세계 최대 수출국이지만, 아직도 방제기술에 취약하다.

베트남은 이웃 농민들의 경우 선충피해가 극심한데도 구제 방법을 몰라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 혹은 방제 기술에 취약한 농민들의 농약을 과다 사용해 잔류 농약검사 불합격되는 제품이 많다. 전문가 수준은 고사하고, 기초적인 지식조차도 얻기가 어렵다는 농부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따라서 작물의 질병 예방과 치료에 한국 학계의 관심과 연구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는 것.

또한 캄보디아 후추는 프랑스 식민 지배 시대부터 유럽인에게 널리 알려져 현재까지도 프랑스 고급 식당에서 사용할 정도로 유럽인에게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이러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지속적인 품질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캄보디아에서 후추농장을 운영하는 임정우씨는 "동남아 지역의 인건비가 싸다고는 하나 도시집중 현상으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농촌 지역도 많으며, 노동력의 질을 생각하면 인건비가 무조건 저렴한 것만도 아닌 현실이다"면서 "특히 도로, 철도, 통신, 전기 등의 제반시설이 열약하며, 농기계·기구도 수입에 의존해 품질이 조악하고 사후 서비스가 나빠 이 또한 해외 농업현장의 애로사항이 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영세한 동남아 사업자의 생산 제품보다는 규모 있고 체계적인 한국 기업이 진출한다면, 차후 국민의 식품건강 및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 국내 생산으로 충당이 불가능한 특용작물의 경우에 해외로의 진출은 여러모로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미정 기자 liz44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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