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뜰, 직원과 상생 위해 선택한 스마트팜

충청남도 당진시 양돈농가
임해정 기자 2019-12-13 11:17:12

돼지를 뜻하는 '도', 정원을 뜻하는 '뜰'이라는 의미를 담은 도뜰 양돈농가는 돼지들이 편안하게 뛰어노는 마당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농장 입구에서 들어섰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장소는, 이름과 걸맞게 잘 관리된 넓은 잔디밭이다. 출입 시에는 완전 탈의 후 샤워는 필수, 농장에서 주는 옷을 입고 들어서서 또 소독절차를 거쳐야만 이곳에 들어갈 수 있다. 돼지의 안전을 위한 철저한 관리로 진짜 돼지들이 편안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긴을 만들기 위한 섬세한 노력이 인상적이다.

도뜰 영농조합법인이 탄생하게 된 건 소규모 농장을 운영하면서 부딪친 한계 때문이다. 스물 아홉의 나이에 본격적으로 양돈의 길을 걷기 시작한 유재덕 대표는 사료는 비싼 값에 사는데, 돼지는 싼값에 팔 수 없는 구조적 문제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원가를 절감하지 못하면서 계속 이렇게 갈 수 는 없다는 고민이 생기면서 양돈농가를 대규모화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뜻이 비슷한 양돈인 10여명이 함께 모여 양돈 영농조합을 설립했다. 그 결과, 도뜰은 4만 3천두 규모로 성장할 수 있게됐다.

'사람'을 위한 스마트팜

농장의 규모가 커지고 경영해야하는 것들이 늘어나면서, 더 정확하고 나은 농장 운영 방법이 자연스럽게 필요하게 됐다. 다른 농가와 마찬가지로 유 대표는 폐사율 감소 및 생산성 향상, 사양 관리를 통한 품질 향상을 위해 스마트팜을 도입하고자 했다, 그렇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사람'이었다.

유재덕 대표는 "높은 생산성의 비결은 결국 사람 덕분이기 때문이죠"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의 노동 강도를 낮추며 근로 시간을 안정화해야 생산성과 품질도 향상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스마트팜 등을 적극 도입하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제일 힘든 급이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모돈군사급이기를 먼저 도입했다. 이후 좀 더 정교한 돈사 환경 관리를 위해 내부환경 관리 시스템, 환풍기제어시스템, 환기퍈, 모돈사료자동급이기, 음수량측정기, 체중측정기, 보온 등을 차례로 도입했다.

특히 혹서기와 혹한기에는 CCTV로 돼지들의 움직임이나 상태를 정밀하게 관찰한다고 한다. 돼지가 특히 온도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도입한 냉방기로 가장 큰 성과를 가져왔다고 전한다. 여름철 돈사 내부 돼지들은 고온에 의한 스트레스로 사료 섭취량이 줄고 심하면 퇴사에까지 이르게 되는데, 냉방기를 설치한 후 폐사율이 70% 이상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다.



노동력 절감과 사료효율 향상

도뜰이 스마트팜 기기를 도입한 후 일과 기준으로 한 사람 정도의 노동력이 절감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돼지 사료 그릇 청소에만 최소 6명이 1시간동안 내내 일을 해야했지만, 이제 사료자동급이기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급이 시간의 경우 하루 최소 1시간에서 3시간까지 줄었다. 또한 사료 효율도 높아졌다. 전체적으로 사료 섭취량이 소폭 상승했고, 허실도 줄었다. 두당 하루에 사료 1kg 정도를 절감한 수준이다.

총 산자수도 12.7두에서 14.2두로 증가했고, 분만 이유 두수도 1두 정도로 증가했다. 사료 허실 양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평균 1kg당 500원인데, 이 부분이 절감되어 시설에 재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유 대표는 월 백만 원 이상의 이익을 봤다고 밝혔다.

국내 스마트팜, 시설도 종돈도 덴마크처럼 성장해야

유 대표는 여러 업체의 시설과 장비를 비교해봤을 때, 아직은 외국 업체 기술이 우월하다고 평가한다. 국산이 애프터서비스에 더 편할 거 같지만 막상 사용해보면 잔고장이 자주 일어난다는 점 때문이다. 돼지의 경우, 덴마크 종돈을 수입했을 때 기존 종돈들과 비교해보면 퍼포먼스 차이가 매우 컸다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유대표는 아무래도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이런 종돈에 대한 부분은 과감하게 도입하거나 투자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다는 조언이다. 국내 업체 기술이 하루빨리 더 발전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또 스마트팜 도입 이전에 시설과 장비에 대해 사전 지식을 충분히 습득하고 검증해야함을 알렸다. 특히 냉방기를 도입할 때는 세부 애프터서비스 조건을 요청하고 업체로부터 확약을 받았다고 한다. 여름철 냉방기가 고장이 나면 타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요청에 데응해 주는 조건을 업체에 요청하면 좋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건 효율성을 고려해 농장에 맞는 기기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도뜰은 스마트팜 시설 처음 도입 후 5년이 지난 현재, MSY는 25 정도, PSY, 분만율, 수태율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MSY 30두를 향한 목표를 잡고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다져온 도뜰의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스마트팜 시설을 토대로 돼지의 환경 관리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비전 2030'을 꼭 달성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임해정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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