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농가의 자동화로 잃어버린 '워라밸' 되찾다

경기도 평택시 낙농 농가
박노중 기자 2019-12-16 09:05:00

청결함과 두당 면적의 여유, 관리 시스템의 최적화 등 스마트팜 도입으로 낙농의 고정관념까지 바꾸고 있는 목장이 있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송호목장이다. 목장에는 입구부터 여느 축산 농장과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낙농 농가의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고 오물이나 사료 잔여물도 없이 청결하다. 또 마당에는 연못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까지 반겨주는 모습이다. 만약 젖소들에게 5성급 호텔이 있다면, 바로 송호목장을 꼽을 정도다.

"축산, 이제 힘들 필요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오직 낙농의 길만 걸어왔다는 권민환 대표는 축산학과 졸업, 가축인공수정사를 취득, 대관령 목장에서의 오랜 근무를 거쳐온 전문 낙농인이다. 기술적 숙련도와 전문성으로 1995년도 본격적인 농장 운영을 시작했고, 우유 조합 대의원을 비롯해 원유가격 현실화에 앞장섰고 평택시 홀스타인 품평회 개최에 발 벗고 나서는 등 낙농에 관한 다양한 사회활동을 병행해왔다.

그는 낙농에 관한 경험과 노하우가 많다고 하더라도 자가농장을 시작한 초기에는 기존 사육 방식의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때는 장비와 기술이 외국과 격차가 컸기 때문에 마음만 있다고 무작정 도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고 전한다. 이후, 정부의 ICT 확산 정책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선진사례 학습의 기회를 활용하고 적극적으로 관련 기술을 도입하게 되면서, 이제는 축산도 힘들게 고생하면서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실현하고 있다.

단계별 ICT 장비 도입으로 '자동화' 추구

송호목장은 기존 장비를 보완하면서 2017년 신규 자동착유기를 도입하게 되었고, 스마트팜 농장 시스템을 완성하게 되었다. 현재 구축된 스마트팜 주요 장비는 온·습도 센서, 대형선풍기, 환풍기, 원치 커튼, TMP 배합기, 자동사료급이기, 분만알리미, CCTV, 차량소독장치 그리고 자동착유설비다. 권 대표는 낙농 스마트팜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장비로 발정탐지기를 꼽았다. 업체별 차이는 있으나 탐지기가 안정화 돤계에 진입하게되면 노동력과 비용을 모두 절감하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현재 목장은 규모에 맞춰 자동화 장비를 적절하게 구축한 모습이더. 권 대표의 말에 따르면, 착유 작업과 가끔 보조 사료를 주는 작업 이외에 사람 손이 필요한 일은 거의 없다고 전한다. 착유의 경우는 보통 하루 2회, 회당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로, 여유시간에 젖소 상태 확인이나 경영 관리 등 그동안 소홀했던 업무에 집중할 시간이 많아졌다고 밝힌다.

송호목장 장비의 경우, 거의 국산 장비를 도입한 상황이며 업체 직원이 방문 수리를 하는 등 대응에도 크게 문제는 없다는 설명이다. 내부에는 전자식 장비, 통합 컨트롤 농장 관리 효율이 증가하고 유지 보수가 용이해졌다. 권 대표는 전자식 장비와 통합 컨트롤 패널로 인해 관리 동선이 짧아졌고 효율은 높인 점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한다.


삶의 질 향상시켜준 스마트팜 기기

무엇보다도 권 대표는 평소에 지역 사회와 낙농업 관련 대외활동에 여러 역할을 맡고 있다 보니, 업무에 사회적 활동, 거기다 개인 생활까지 균형을 잡는 게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자동화된 업무를 통해 훨씬 더 계획적으로 대외 활동과 개인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권 대표는 '일, 사회활동, 개인시간'이라는 3박자가 골고루 맞춰지는 생활의 향상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한다.

또 스마트팜 도입으로 인한 최대의 효과로 노동력 절감을 우선으로 꼽았는데, 단순히 노동시간의 감소라는 성과를 넘어 노동 강도가 낮아지고 노동의 질이 높아지는 의미가 더해졌다고 덧붙인다. 지금과 같은 스마트팜 도입이 없었더라면 평소 5명의 인력이 투입되어야 전반적인 업무 진행이 가능하지만, 이제는 2명 정도의 인원만으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권 대표는 비용적 절감과 함께 고용 인력의 만족도도 높아지면서 연속적인 근무가 가능한 환경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존의 착유량도 두당 33ℓ로 전국 평균에 비교해서 절대 적지 않은 양이었는데, 신규 장비 도입 후 38l까지 증가하며 효율적인 운영으로 생산성까지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앞으로 송호목장은 가장 아름답고 청결한 농장이라는 목표에 걸맞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농가 수익이나 규모 등 목표보다도 환경적인 부분에 대해 민감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축사 입구에 나무를 심고 작은 호수를 만든 이유도 그와 일치하다. 어느 정도의 규모와 현대화를 이뤘기 때문에 , 이제는 주변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낙농 농장이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남은 낙농 인생을 바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박노중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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