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농업 현장탐방] 올리브 재배부터 가공까지, 스페인을 가다

김철호 기자 2019-12-26 14:49:09
사진=발렌시아 수확 후 관리 연구센터에서 Ph.D. Lluis Palou가 설명하고 있다
사진=발렌시아 수확 후 관리 연구센터에서 Ph.D. Lluis Palou가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에프엔=김철호 기자] 웰빙의 영향으로 ‘건강한 오일(oil)’로 꼽히는 올리브 오일 열풍이 인기다. 미국에서 역시 포화지방 함량을 줄이는 등 건강오일의 개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소비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올리브 오일 시장의 증가와 기후변화에 대응한 신소득 작목으로 아열대대과수인 올리브의 안정적인 생산기술도입과 가공기술개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1월26일부터 12월4일까지 10일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스페인을 찾아 국내 올리브 환경적응과 노지재배 가능성을 검토했다. 스마트에프엔 취재진은 이들과 동행해 올리브 생산과 가공현장을 찾았다.

스페인은 전체 국토면적에서 농경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EU 회원국 중 프랑스 다음으로 높으며, 유럽 최대 농업국가다. 전체 국토 중 비옥한 토양과 지중해성 기후의 특징을 갖는 남부지방이 스페인 농축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스페인 행정구역은 17개의 자치지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안달루시아, 카스티야 레온, 카스티야 라만차, 카탈루냐 4개 지방이 스페인 농축산업 생산의 56%를 차지한다. 2014년 기준 안달루시아 지역은 스페인 전체 농축수산업 생산의 1/4을 차지하며 그 중 농산물 생산은 스페인 총 농산물 생산의 35.7%를 차지하고 주요 농산물은 올리브, 목화, 사탕수수, 포도 등이다.

사진=발렌시아 올리브 시장과 유통마켓내 제품들
사진=발렌시아 올리브 시장과 유통마켓내 제품들

세계에서 올리브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나라는 스페인으로 2,340천ha를 재배하고 있고 다음으로 이탈리아 2,250천ha, 튀니지 1,240천ha, 터키 723천ha, 그리스 670천ha 등으로 대부분 지중해 지역 국가들이다.

국가별 올리브 오일 생산량 순위는 유럽연합(EU) 68%, 터키 7%, 모로코와 시리아 4.3%, 튀니지 4% 순위이며 피클용 테이블 올리브 생산량은 281만 7천톤으로 국가별로는 유럽연합(EU)이 83만 8천톤(29.7%)으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다.

소비량 순위는 유럽연합(EU), 미국, 터키, 모로코, 시리아 순으로 생산국 순위와 비슷한 경향이었으며 미국은 생산량의 40% 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올리브 오일 수출량은 유럽연합(EU), 튀니지, 터키, 아르헨티나, 칠레 순이며 튀니지는 생산량의 85%를 수출하여 생산량 대비 수출비중이 가장 높다.

임찬규 연구사는 "일본의 올리브 오일 수입량은 2015년 6만 2천톤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2015년 4천톤으로 일본의 6.6% 정도밖에 안 된다"라며 "우리나라 테이블 올리브 수입량은 2010년 1,551톤에서 2015년 3,119톤으로 2배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테이블 올리브 수입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스페인에 도착한 연구팀과 취재진은 공식일정 첫날인 27일 바르셀로나를 떠나 발렌시아의 올리브 시장과 유통마켓을 찾아 현지 조사부터 시작했다.

마켓에서 판매되는 올리브 오일은 다양한 형태로 판매를 하고 있으며 대부분 1L 용량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대부분 엑스트라버진 오일을 판매하고 있으며 품종에 따라 따로 오일을 착유하여 판매하고 있었다.

사진=안달루시아 지역의 올리브 농장 모습
사진=안달루시아 지역의 올리브 농장 모습

스페인 판매 가격은 6유로(한화 7,700원)으로 판매되고 있어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는 올리브 오일 가격의 절반 정도 수준임을 확인했다. 테이블 올리브는 많은 형태(통조림, 유리병, 플라스틱)로 포장하여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은 600g 기준 1.5~3유로(한화 1,900~3,800원)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테이블 올리브용 품종은 만자닐로, 호지브랑코 등 대과종 품종이며 가공을 할 때 씨앗을 제거한 제품과 씨앗을 제거하지 않고 열매 그대로 이용하는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다음날인 28일에는 발렌시아 '수확후 관리 연구센터'를 찾았다. 연구책임자 Ph.D. Lluis Palou를 만나 올리브 수확 후 관리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연구센터에서는 대부분 발렌시아에서 생산된 과실(오렌지, 감, 석류, 비파, 올리브 등)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다. 또 친환경자재(알로에)를 이용한 저장력 향상 기술개발 연구와 저온저장고의 환경조건(온도, 습도, 가스 등)에 따른 과실 품질변화 연구를 진행중이다.

Ph.D. Lluis Palou는 "스페인 농업은 대규모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어 재배에서 수확 후 관리에 대한 모든 과정이 기계화로 이루어져있으며 자동화 시스템 연구 또한 많이 수행되고 있다. 이곳 연구센터에서는 수확 후 저장기간 병해충 발생 양상 및 방제기술 개발 연구중이며 유통과정의 포장소재 개발과 상용화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사진=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의 다양한 토양
사진=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의 다양한 토양

29일 올리브 가공시설 견학에 나섰다. 이곳에서는 올리브 가공제품 개발에 관한 정보와 올리브 수확 후 저장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발렌시아에서 세빌로 이동한 30일에는 올리브 가공협동조합을 찾아 올리브 재배단지 현장을 확인했다.

31일은 세빌 농업생물연구소를 방문했다. 이곳은 올리브 생육단계별 관수 시스템 개발과 올리브 과실품질에 미치는 관수량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하고 연구 중에 있다.

총괄 연구원 Jose Enrique Fernandez Luque는 "저희는 올리브 토양 및 재배 연구자와의 정보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올리브 수관내부의 수분량 자동화 측정 시스템과 올리브 농장의 관수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 농장에 적용중이다"라고 말했다.

12월1일에는 올리브 재배농가와 가공협동조합를 방문해 올리브 재배기술에 관한 정보를 비롯해 올리브 과실수확 및 가공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스페인의 올리브 재배농가는 면적이 10ha 이상이며 대농으로 구성되어 있다. 재배 품종은 대과종으로 호지블랑코이며, 소과종으로는 아르베퀴나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토양은 크게 사질토, 점토, 석회토양으로 구분되며 모든 토양에서 재배되고 있었다.

사진=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다양한 올리브 품종
사진=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다양한 올리브 품종


이 재배농가 관계자는 "스페인 올리브 재배는 대부분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그 외 카스티야라만차, 액스트라마두라, 아라곤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라며 "올리브 재배지역은 스페인에서 남쪽 지중해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기후가 온화하고 토양이 비옥한 이유라 볼 수 있다. 최근 올리브 재배농가는 노동력을 절감 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시비, 관주, 전정, 수확 등 모든 작업이 자동화로 되어있다"고 소개했다.

2일에는 세빌에서 마드리드로 이동해 올리브 가공품 판매점과 묘목생산업체를 방문했다.

스페인 올리브 관광농원은 안달루시아 지역에 50여 곳이 있으며 대부분 재배, 수확, 가공, 판매 등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파생제품으로는 올리브 오일, 테이블 올리브, 화장품, 비누, 와인, 초콜릿, 쨈, 꿀 등 다양한 제품이 전시되어 있고 관광객들에게 판매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관광농원은 대규모의 농장이며 재배농장, 가공시설, 전시회, 판매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페인 지역에서 재배된 올리브 오일은 매년 품평회에 출시하고 품평회에서 최고 품질의 오일로 인정받은 인증서는 최고의 자부심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사진=올리브 가공협동조합
사진=올리브 가공협동조합

마지막 일정으로 묘목생산업체를 찾았다. 스페인 올리브 묘목 생산은 카스타야라만차 지역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있었다. 카스타야라만차 지역의 토양은 대부분 점질토양이었으며 관수시설이 잘 이루어져 있었다.

묘목은 1년생에서 3년생까지 갖추어져 있었으며 품종은 피쿠알, 호지블랑코, 아르베퀴나, 만자닐라, 아르보사나 등 다양한 품종을 판매하고 있었다.

판매 가격은 1~2년생은 한화 5,00원~8,000원으로 비교적 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으며 대부분 삽목묘이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묘목은 스페인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로도 판매되고 있었다. 삽목묘 생산 시설은 노후화로 자동화는 아니었으며 삽목 생산이 비교적 쉬워 인력으로 생산하고 있었다.

임찬규 연구사는 "우리나라는 최근 기후변화 및 소비자의 소비트랜드의 변화로 올리브 오일 및 테이블 올리브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올리브 재배는 현재 초기 단계이며 앞으로 재배에서 가공 및 판매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서 "스페인 올리브 산업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올리브 산업은 대규모의 농장경영은 어려워 보이며, 관광산업과 연계한 6차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해외농업탐방을 마치며 스페인에서 생산, 가공 돼 판매되고 있는 올리브의 규모를 보고, 국내에서도 새로운 작목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철호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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