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에서 피는 푸른곰팡이엔 무슨 일이?

박스 안에서 눌리고 깔려 식물숙성호르몬 방출 원인
감귤류 저장성 향상을 위한 저온플라스마 기술 개발
조영미 기자 2020-01-14 08:50:00
사진= 녹색푸른곰팡이병이 걸린 감귤. 농촌진흥청.
사진= 녹색푸른곰팡이병이 걸린 감귤. 농촌진흥청.


현재 저장된 감귤을 살균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농가에서는 부패된 감귤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감귤류 저장성 향상을 위한 살균 기술을 개발해 농작물 품질 향상에 기대를 높이고 있다.

제주농협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감귤을 저장하는 경우 저장 감귤의 15~20%가 썩기 마련이다. 감귤부패의 주요 원인은 곰팡이로, 청색이나 녹색 곰팡이, 검은 썩은 병 등 곰팡이류가 주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귤, 보관 시 곰팡이에 유독 취약한 이유는?

곰팡이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좋은 환경은 대체적으로 대기 중 습기가 많고, 온도가 높은 경우다. 대체적으로 춥고 건조한 계절인 겨울의 경우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환경상태를 귤 박스 내부만으로 한정한다면 그 상황은 달라지게 된다.

먼저 귤 하나가 아래쪽에 깔려 대량의 귤의 무게에 의해 눌리거나 운반등의 과정에서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아 식물숙성호르몬인 에틸렌가스를 대량으로 생산, 과숙하게된다. 그렇게 되면 귤은 과숙하여 물러지고, 껍질이 터지는 등의 상태로 변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내부에 생성된 대량의 에틸렌 가스도 함께 방출되는데, 이 에틸렌 가스는 또한 그 성질이 단순하고 작용방식이 간단하여 주변의 귤을 쉬이 물러지게 만드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후에도 에틸렌가스는 퍼지고 퍼져 전체적으로 귤이 물러지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과즙이 흘러넘쳐 박스안의 습도는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되고, 박스안에 있던 포자들이 자연스럽게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게 된다. 결국 방치한 박스 속은 푸른곰팡이의 번식장이 되어버린다.

사진=플라스마 발생기. 국립농업과학원
사진=플라스마 발생기. 국립농업과학원


감귤 부패 막는 자온플라즈마 기술 개발 ​

여기에 감귤 부패를 줄이는 기술로 저온 플라즈마를 기반으로 하는 저장 중 살균 기술이 개발됐다. 저온플 라즈마란 고전압을 이용해 공기를 이온화시키는 기술이다. 개발한 살균기술을 통해 플라즈마 발생기에서 생성되는 농도1~2ppm의 가스로 감귤을 살균해 표면의 곰팡이와 세균의 증식을 막는 원리다.

특히 플라스마 발생기는 석영, 알루미늄 등으로 만든 원통-코일형 발생원리를 사용하고, 원하는 수만큼 구성할 수 있으며 또 탈착이 쉬워 유지나 보수가 편리한 게 특징이다. 실제로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10주간 살균한 감귤이 무처리 감귤에 비해 표면의 곰팡이는 13분의 1, 호기성 세균은 267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호기성 세균이란 산소가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세균을 칭한다.

플라즈마 처리한 감귤과 무처리 감귤의 품질은 당도, 경도, pH, 색 등에서 차이가 없어 이에 따른 품질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귤 표면 살균으로 저장성 향상과 유통 시 품위유지로 농산물 수출 확대 및 고에틸렌 발생 농작물 저장품질 향상 적용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영미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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