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분석] ‘19와 2.5’…코로나에 휘청이는 대형 프랜차이즈

뚜레쥬르 가맹점주들 성명서 통해 집단 반발…CJ “대화 통해 풀어갈 것”롯데그룹, TGI프라이데이스 매각 예고…카브아웃 통해 ‘선택과 집중’키로
이주영 기자 2020-09-11 18:18:15
뚜레쥬르 매장 전경.
뚜레쥬르 매장 전경.
[스마트에프엔=이주영 기자] CJ와 롯데 등 굵직한 기업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의 정리 수순을 밟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거쳐 대형 프랜차이즈의 숨통마저 조이는 형국이다.

뚜레쥬르는 가맹점주들의 집단 반발을 불렀고, TGI는 오래 전부터 준비해 온 매각 절차라는 입장이지만, 외식업이 침체된 분위기에서 적합한 주인을 찾게 될지는 미지수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지금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 뚜레쥬르, 누구 품에 안길까…사모펀드 거부하는 가맹점주들

CJ푸드빌이 11일 뚜레쥬르 매각 예비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뚜레쥬르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8일 이를 ‘결사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뚜레쥬르는 최근 딜로이트안진을 뚜레쥬르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11일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이날 진행한 뚜레쥬르 인수에는 사모펀드(PE)와 일반기업 등 최소 2곳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뚜레쥬르 인수전에 뛰어든 사모펀드로 어펄마캐피털과 오퍼스PE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반기업으로는 KFC를 운영하는 KG그룹도 입찰 참여기업 리스트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뚜레쥬르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거센 만큼 새 주인을 찾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뚜레쥬르 점주들로 이뤄진 전국 뚜레쥬르 가맹점주 협의회는 지난달 법원에 CJ그룹 지주회사인 CJ주식회사와 이재현 회장을 상대로 뚜레쥬르 주식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협의회는 지난 8일 성명서를 통해 “어려울 때일수록 주변을 살피라고 강조한 선대 이병철 회장의 정신을 되새기라”며 동등한 파트너쉽과 상생 사업구조를 요구하고 나섰다. 코로나19에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강화로 신음하는 자영업 시장에 매각소식은 ‘날벼락’ 같다는 반응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뚜레쥬르는 CJ라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임에도 불구,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매각된다는 소식에 다른 가맹본부도 도미노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협의회 측은 이번 매각을 ‘먹튀행태’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하며 가맹점과의 상생의지 회복을 촉구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현재 보도되는 내용과는 달리 가맹점주들과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매각이 가맹점주 입장에서 결코 불리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사모펀드 인수’ 두손두발 들고 반대, 왜?

사모펀드가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는 가맹점들이 매각을 강하게 거부하는 분위기다. 사모펀드의 경우 장기간 외식업체를 운영하기보다는 구조조정이나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시장가치를 높여 되파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다시 매물로 나올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가맹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거부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높다.

전국뚜레쥬르가맹점주협의회 역시 성명서에서 “우리는 이미 여러 가맹본부가 브랜드를 소위 ‘띄워’ 놓고 프리미엄을 붙여 매각하고 떠나버린 후, 남겨진 점주들이 본부의 관리소홀에 맞서 홀로 투쟁하듯 사업장을 지켜내는 사례들을 목격해왔다”며 “이 같은 가맹본부의 먹튀행태로 손해를 입는 가맹점주들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TGI 떼어내는 롯데…‘카브아웃’ 예고


롯데그룹은 최근 패밀리 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TGI 매각을 기점으로 롯데그룹이 순차적인 외식사업 재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TGI프라이데이스 매각을 염두에 두고 롯데GRS 내 TGI프라이데이스 사업부문 분할재무제표 작성 및 잠재적 원매자 물색 작업에 나섰다.

매각 형태는 우선 롯데GRS내 사업부문인 TGI프라이데이스를 물적분할한 뒤 이를 매각하는 카브아웃(Carve-out)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2009년부터 그룹 프랜차이즈 사업을 롯데GRS로 통합해왔다. 2009년에는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 TGI프라이데이스를 롯데GRS에 통합하고, 이듬해에는 도넛 브랜드 크리스피크림도넛을, 2011년에는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판매 자회사였던 롯데나뚜루를 흡수했다. 2018년에는 나뚜루 사업부를 롯데제과에 다시 양도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롯데GRS가 담당하고 있는 외식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조정을 검토해왔다”며 “TGI 매각 추진 역시 사업재편 흐름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을 봤을 때 이번 TGI 매각 추진은 브랜드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외식업계에 직격탄을 던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영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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