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김승연 회장 누나 일가 회사 부당지원...과징금 157억에 검찰 수사도

[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한화솔루션이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관계사를 부당지원해 과징금과 함께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솔루션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157억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8일 밝혔다.

지원을 받은 한익스프레스에는 7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익스프레스는 2009년 5월까지 김승연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하고 그룹 경영기획실에서 경영하던 회사였는데 김 회장의 누나 일가에 매각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한화솔루션이 한익스프레스에 물류 일감을 몰아줘 10년간 178억원의 부당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2008년 6월부터 2019년 3월까지 830억원 규모의 수출 컨테이너 내륙운송 물량 전량을 한익스프레스에 수의계약으로 위탁하면서 높은 운송비를 주는 등의 방법으로 87억원을 지원했다.

또 염산·가성소다를 '탱크로리' 차량을 보유한 운송사에 위탁하면서 2010년 1월∼2018년 9월 1천518억원 규모의 물량을 한익스프레스에만 주고 높은 운송비를 지급해 91억원을 지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이 대리점을 통해 수요처와 거래하는 경우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한익스프레스를 거래단계에 추가해 통행세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이에 따라 한익스프레스의 사업기반과 재무 상태가 인위적으로 유지·강화됐으며 독점 수주로 다른 운송사업자의 시장진입이 봉쇄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이 오로지 한익스프레스와 거래함으로써 기존 운송사들은 하청화되고 부당 단가인하의 위험이 커지는 등 한익스프레스의 경쟁사업자로서 기존 운송사들의 경쟁여건이 악화됐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관계사라는 명분으로 친누나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에 물류 일감을 몰아줘 공정거래질서를 훼손한 행위를 확인해 엄중히 조치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솔루션은 "한익스프레스와의 거래는 적법하고 업계 관행에 부합하는 효율성·안전 등을 고려한 거래였다"며 "거래가 적법하다는 점을 향후 사법절차에서 적극 소명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한화그룹 내에서 2018년 기준 매출액 5위, 영업이익 3위에 해당하는 주력계열사이며 한익스프레스는 1997년 설립된 물류회사로 김승연 회장의 친누나인 김영혜씨 일가(지분율 51.97%)가 최대 주주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