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진칼 증자 참여…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국적항공사 출범

산은 "조원태 회장 경영성과 미흡시 퇴진"
이성민 기자 2020-11-16 13:38:2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함에 따라 '글로벌 톱 10' 통합 국적항공사가 출범하게 됐다.

산은은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추진한다"며 "통합 국적 항공사 출범을 통해 국내 항공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했다. 한진칼은 산업은행으로부터 8,000억원을 투자 받아 대한항공 유상증자대금으로 조달하며 내년 초 대한항공 유상증자(2조 5,000억원) 통해 1조 8,000억원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대금을 마련한다.

한진칼에 배정된 몫은 7천317억원으로 주식 취득 뒤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 29.2%가 된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년 3월 13일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신주 1조5천억원을 인수하면 주식 취득 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은 63.9%로 최대주주가 된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년 6월 30일이다.

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3천억원을 인수한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조속히 투자할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는 내년 초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사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3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에 대한 단계적 통합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거래를 통해 탄생할 통합 국적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산업 톱 10 수준의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은 두 항공사의 통합으로 △노선 운영 합리화 △인천공항 항공기 이착륙 허용 능력 확대 △신규노선 개발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여객과 화물 운송실적 기준으로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항공 29위로, 양사 운송량을 단순 합산하면 세계 7위권으로 상승한다.

하지만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하는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앞서 KCGI는 "부채비율이 108%에 불과한 정상 기업 한진칼에 증자한다는 것은 명백히 조원태와 기존 경영진에 대한 우호 지분이 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강행한다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제3자 배정보다는 기존 대주주인 우리 주주연합이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우선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부행장은 "일방적으로 (한진 쪽에)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와 대한항공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경영성과 미흡 시 퇴진하기로 하는 등 경영 책임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회생 불가'한 회사를 살리고자 산은이 혈세를 추가로 투입한다는 점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 출범하면 항공 소비자의 경우 노선과 스케줄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연결편 개선, 마일리지통합 사용 등으로 편익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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