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그룹 고문, 상사·하우시스·판토스 거느리고 계열 분리

장자 상속 후 계열 분리 전통 이어가
LG그룹 계열분리 후에도 재계 4위 유지
이성민 기자 2020-11-16 14: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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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번 구 고문의 계열분리는 선대부터 이어온 LG그룹의 전통을 따른 것이다. LG그룹은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동생들이 계열사를 분리해 나가는 ‘형제 독립 경영’ 체제 전통을 이어왔다.

구 고문은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기도 하다.

LG는 구광모 회장이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 재계에서는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 시나리오가 나돌았다.

LG는 이달 말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계열 분리안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 고문은 LG 지주사인 (주)LG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가치는 약 1조원 정도다. 구 고문은 이 지분을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분리 대상인 LG상사, 판토스, LG하우시스 등의 매출은 LG그룹 전체 매출(160조원, 2018년 기준)의 10%에 못 미친다.

LG그룹은 계열 분리 작업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LG상사는 지난해 LG그룹 본사 건물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빌딩으로 이전했다. 또 구광모 회장 등 특수 관계인들은 2018년 말 보유하고 있던 LG상사의 물류 자회사 판토스 지분 19.9%를 모두 매각했다.

지주회사인 ㈜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쥔 최대 주주이며 LG상사는 그룹의 해외 물류를 맡는 판토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30여 년간 LG그룹 해외 물류를 도맡아 온 판토스는 LG전자, LG화학 등이 주요 고객사로 내부 거래 비율이 60%에 이르러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표적이 돼 왔지만 이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전망이다.

LG하우시스는 2009년 LG화학의 산업재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만든 건축 자재, 자동차 소재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3조원, 영업이익 700억원을 거뒀지만 그룹의 주력은 아니다.

현재 구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을 ㈜LG가 보유하고 있는 LG상사·LG하우시스 지분과 교환하는 스와프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LG상사의 시가총액은 7천151억원, LG하우시스는 5천856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아 구 고문의 현재 지분 가치로 계열분리가 충분하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LG그룹은 계열분리에도 불구하고 재계 4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회사수는 총 70개, 자산총액은 약 136조9천66억원 규모로 LG상사·LG하우시스와 판토스 등 이들 기업에 딸린 자회사만 계열분리한다면 60개 회사, 자산 131조1천993억원 정도로 큰 변화는 없다.

구본준 고문이 이끄는 LG상사 계열은 10개 회사, 자산 5조7천674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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