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광근 앱코 대표 "용산서 시작해 아마존 공략..세계시장 진출"

게임용 키보드·마우스·헤드셋 국내 1위 기업…12월 코스닥 상장
정우성 기자 2020-11-18 14:31:52
(사진=앱코)
(사진=앱코)
[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앱코는 용산 전자상가에서 시작했다. 창업 20여 년 만에 이제는 아마존에서 로지텍·커세어 같은 다국적 기업과 겨루는 기업이 됐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다음 가전 부문과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서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오광근 앱코 대표를 18일 여의도에서 만나 상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광근 대표 (사진=정우성 기자)
오광근 대표 (사진=정우성 기자)
다음은 오 대표와의 일문일답.

-상장은 언제부터 준비했나?
2016년에 2020년 상장을 목표로 계획을 수립했다. 그 계획대로 올해 상장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어떻게 사용하나?
426억원을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86억원을 김포 생산물류센터에 확충에 투자한다. 이는 게이밍 기어뿐만 아니라 소형 가전, 음향기기도 생산하고 물류를 총괄한다. 이미 약 117억원을 투자한 상태에서 추가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통합 솔루션 및 소프트웨어 개발, 생활가전 IoT 개발 등 연구 개발에 110억을 투자한다. 아마존 온라인 마케팅, 해외 물류창고, 고객관리센터 구축에 136억원이 들어간다.

생활가전, 음향기기 신제품 개발, 마케팅 확대에 7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는 앞으로 3년간 투자할 금액이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 에이텍, 신일전자, 파세코, 위닉스, 로지텍보다 주가를 낮춰 잡았다. 공모 규모가 크면 더 좋지 않나.
앱코의 현재 기업가치보다도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세계 시장에 진입한지가 아직 얼마 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국내 시장만 장악했다고 글로벌 기업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봤다. 앞으로 시장에서 성장이 지속되면 그 때가서 확인될 것이라고 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앱코가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43.1%(418만주)로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는데
앱코가 자본시장에 처음 들어오다 보니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좋은 실적을 내면서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자료=유진투자증권)
(자료=유진투자증권)
-국내에서는 PC방을 중심으로 시장을 장악했다고 들었다.
2013년부터 게이머들 사이에서 기계식 키보드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PC방이라는 환경에서 음식물이나 음료가 들어가 고장 나는 일이 잦았다. 제품 가격이 15만~20만원에 달해 PC방의 부담이 컸다.

앱코는 완전 방수가 되는 광축키보드(물리적인 접촉이 아닌 적외선 센서를 이용)를 개발했다. 가격도 외국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PC방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늘었다. PC방에 들어가던 장비가 가정에 설치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해외에는 우리나라 같은 PC방 문화가 없고, 콘솔 게임 위주 아닌가?
그렇지 않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가장 큰 시장으로 보고 게이밍 기어 시장에 적극 진출하려고 한다. 미국 게이밍기어 1위 업체인 커세어 게이밍도 앱코와 제품이 거의 겹친다. 이 기업이 나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2배 이상 뛰었다. 이것만 봐도 시장 가치를 알 수 있다.

-앱코 제품의 강점은 무엇인가?
디자인이 훌륭하다. 로지텍 같은 외국 브랜드는 앱코처럼 다양한 불빛이 나오는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 자동차 브랜드 벤츠처럼 옛날 디자인을 고집한다. 국내에서는 앱코의 디자인이 인기를 끌었다. 가전제품도 마찬가지로 디자인을 강조해서 세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생산 단가를 낮춰 싸면서도 좋은 제품이 가능하다. 경쟁사 제품의 반값인 키보드도 완전 자동화 공정에서 생산한다. 브랜드 충성도가 생기면서 제품 가격을 조금씩 올리고 있지만 그래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해왔다는 점도 코로나19 이후 상황과 고객층을 생각하면 강점이다.

-모든 제품을 직접 만드나?
게이밍 기어는 거의 대부분 직접 만든다. OEM방식을 이용해도 협력사에 재료, 금형을 모두 지정한다. 그것을 조합하기만 하면 될 정도다.

오광근 대표 (사진=정우성 기자)
오광근 대표 (사진=정우성 기자)
-신사업인 스마트 스쿨 사업이란 무엇인가?
교육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교과서 사업이다. 태블릿PC에 교과서가 들어간다. 앱코는 소프트웨어와 충전함를 공급한다. 5년간 이 분야에 투자해왔다. 시범 사업에 선정돼 본 사업에서는 안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자료 업로드 속도가 경쟁사보다 훨씬 빠르다. 특허를 가진 기술이다.

-교육 시장이 규모가 충분한가?
한국판 뉴딜 사업에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이 선정됐다. 본 사업이 확정되면 전국 38만 학급에 충전함을 한 대씩 보급하게 된다. 최대 5000억원 규모 시장이다. 게다가 국내 교육을 벤치마킹하는 외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쉽다.

-제품별 매출 비중은 어떻게 되나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게이밍 기어 61.7%, 뉴라이프 가전 22.6%, 스마트스쿨 사업 10.6%, 해외(게이밍기어) 5.2% 순이다.

사업 영역 확대 계획 (자료=앱코)
사업 영역 확대 계획 (자료=앱코)
-뉴라이프 가전 사업이 기존 사업과 유사하다고 본 이유는?
필수 가전과는 다른 제품이다. 앱코에서 만든 무선욕실청소기가 한 예다. 게임 기어 시장과 유사한 이유는 젊은 세대가 주 고객층이고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과 디자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임 기어를 만들던 DNA가 있어 잘 할 수 있다. 작년 4분기에 시작했지만 26%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e스포츠 시장과 게임기어 시장이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 같다
해외에서도 LOL(리그오브레전드) 시청률이 프로 야구를 제쳤다. 일반 게임 이용자들도 좋은 장비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강하다. 앱코도 프로게이머들과 의사소통 하면서 최적화된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프로게이머들이 평소 이용하는 장비를 가지고 대회에 나가면 마케팅 효과가 크다.

-블리자드, 펍지 등 게임 회사들과 함께 제품을 만드는 이유는?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세계적 트렌드다. 해당 게임 업체 입장에서도 마케팅에 도움이 되고 좋아하는 게임 제품을 세트로 소장하려는 게이머들이 많아 매출에 도움이 된다. ‘검은사막’을 개발한 펄어비스와도 공식 라이선스를 체결했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가장 좋은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앱코를 찾는다.

-아마존 입점 실적은 어떤가?
작년 4월에 입점을 했다. 단기간에 투자를 회수했다. 마우스를 비롯한 몇 품목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판매하는 제품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중국 최대 쇼핑몰인 티몰에도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앱코의 강점을 충분히 발휘하면 분명히 세계시장에서 통할 것이다.

-중국 광저우 법인은 무슨 역할을 하나?
20년간 운영해온 생산 거점이다. 그만큼 중국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 간 거래가 아닌 소비자와 직접 거래 규모는 크지 않다. 앞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인도도 목표 시장으로 잡은 이유가 있나?
시장 규모다 크다. 게임용 제품뿐만 아니라 가전 시장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 또한 게이밍기기가 대체적으로 가격대가 있지만 보급형 제품도 있다. 인도 시장의 부유층의 소비력도 상당하다. 그런 점들을 고려해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자료=유진투자증권)
(자료=유진투자증권)




정우성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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