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사면' 카드 꺼낸 이낙연…보수·영남 끌어안기

재보선 앞두고 지지율 올리고 이슈 선점에 존재감↑
정우성 기자 2021-01-01 19:44:49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언급했다.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보수 성향과 경상도 지역으로 지지층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이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가 되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께 건의드릴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14일 있을 대법원 상고심에서 형이 확정된다.

죄를 용서해 기소나 형벌을 면제하는 것을 말하는 사면은 형이 확정된 상태에서 할 수 있다. 적어도 사면을 위한 형식적 요건은 갖춰지는 것이다.

이 대표는 4월 재보선을 앞두고 국민 여론을 반전시키고 특히 지지율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보선에서 서울·부산시장을 모두 빼앗긴다면 이 대표 리더십에도 타격이 크다.

재판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재판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날 공개된 서울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지율 26.7%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 1위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21.5%)에 이어 15.6%로 3위였다.

그러자 이 지사 고향은 경상북도 안동시라는 점에서 전라남도 영광 출신인 이 대표가 전국적 지지를 얻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와 달리 이 지사는 수도권과 호남은 물론 고향인 영남에서도 일정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영남 출신 전직 대통령 두 명을 사면하는데 기여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재보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사면을 두고 정치권이 격돌하면서 이 대표가 주도권을 쥐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벌써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사면 위원회를 제대로 가동해 거기에서 논의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국민적인 공감대가 중요하다. 특히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까지 사면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며 "지난번 이 대표와 만났을 때도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없다"고만 했다.원은 "사면은 추운 겨울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했다.
(출처=페이스북)
(출처=페이스북)
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온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사면은 추운 겨울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했다.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공동 대표(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대선을 꿈꾸는 이들의 상투적 통합과 소통, 안정이 적폐와의 야합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의사 국시 허용을 포함해 촛불을 지우려는 모습이 안팎에서 계속 등장한다"고 했다.

(출처=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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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정치권에서는 찬성 목소리가 높다. 유승민 전 의원은 "사면은 국민통합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도 전직 대통령 문제는 이제 정리돼야 한다"고 했다.
(출처=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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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 합의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공식 건의할 것을 제안한다"며 "문 대통령 임기 내에 이 문제를 매듭짓는다면, 극심한 사회갈등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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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당 지지층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높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반대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 대표를 향해 "민주당 대표의 지위에 있기에 민주당의 입장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면서 "국민은 특정 후보의 대선승리를 위해서 특정당의 집권을 위해서 사면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썼다.

그는 "국민의 민의를 대표해 직위에 오른 것"이라면서 "국민이 위임한 역할 수행을 하지 않고 정치적 계산으로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사용한다면, 여당,야당 불문하고 국민의 강렬한 저항을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

해당 청원에는 33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출처=청와대)
(출처=청와대)




정우성 기자 wsj@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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