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백지화에 공급대책 급제동, 갈팡질팡하는 주택정책

5월 들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 확대돼
이철규 기자 2021-06-07 17:10:20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던 공급정책이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막혀 난항에 빠짐에 따라, 무주택자들의 주택구입 꿈은 더욱더 멀어지고 있다. 사진=이철규 기자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던 공급정책이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막혀 난항에 빠짐에 따라, 무주택자들의 주택구입 꿈은 더욱더 멀어지고 있다. 사진=이철규 기자


[스마트에프엔=이철규 기자]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정부과천청사 주택 4000호 공급이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밀려 백지화됐다.

작년 8월 정부는 ‘8·4공급대책’을 발표하며 2028년까지 수도권 신규 택지를 발굴하고,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과 기존 사업지 고밀화를 통해 5만7000채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과천청사 일대 부지를 택지로 개발해 4000호를 짓고 83만m² 규모인 태릉골프장에는 1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과천청사 일대는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과 과천역을 끼고 있는 역세권으로 실질적인 주택공급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곳으로 꼽혔다. 하지만 공급계획이 백지화되면서 정부가 발표한 직주근접 주택공급이란 정책 기조는 한 발 퇴색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백지화가 태릉 골프장 부지를 비롯해 용산역 정비창 부지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이다.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백지화됨에 따라, 태릉 골프장이 있는 노원구나 용산역 정비창이 있는 용산구 주민들 역시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설 것이며, 앞선 선례가 있기에 두 지역 주택 공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 정부는 주민 동의나 지자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급대책을 내놓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정부의 공급대책이 난항을 겪음에 따라 당혹스러운 것은 무주택 국민들이다.

정부의 공급대책이 여기저기 난항을 겪음에 따라, 올해 2·4 부동산 대책을 통해 상승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이던 집값이 다시금 상승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5월 17일 0.22% 상승을 기록했던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5월 24일에는 0.35%로 상승폭이 확대됐으며 5월 31일에는 0.37% 상승을 기록했다. 더불어 주택 시장에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많은지,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은지를 측정한 매수우위지수도 지난주 92.8에서 96.0으로 상승했다. 사고자 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갈팡질팡하는 부동산 정책과 난항에 빠진 공급정책으로 주택 가격의 상승 폭이 더욱 커짐에 따라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실수요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4월까지만 해도 ‘상투를 잡는 것이 아니냐’는 고민이 이젠 ‘더 상승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조변석개(朝變夕改) 같은 정책은 순간적인 눈속임이 가능할지 몰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는 법이다. 또한 일관성이 없는 이야기로 인해 정부에 대한 신뢰마저 잃을 수 있다.

믿음을 주지 못하는 정책은 시행한다 해도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이는 국민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철규 기자 smartfn11@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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