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손해보험 상담사들…코로나19 집단감염 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나정현 기자 2021-09-09 16:09:34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피해실태 조사 발표 및 토론회. 사진=유튜브 캡쳐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피해실태 조사 발표 및 토론회. 사진=유튜브 캡쳐
[스마트에프엔=나정현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미향 의원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9일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피해실태 조사 발표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상담사들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 에이스손해보험 코로나19 집단감염 실태조사단은 ‘에이스손해보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고’에 대한 구조적 원인과 노동자들의 피해실태 및 노동조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지연되고 있는 보상과 치유의 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조사·연구작업을 진행했다.

조사·연구를 위해 설문조사, 사례조사, 면접조사 등을 진행했으며 설문조사에는 올해 2월 기준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의 CS센터 노동자 128명 중 98명이 참여했다.

에이스손해보험 코로나19 집단감염 실태조사단이 진행한 노동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95명 중 27명(28.4%)은 PTSD로 적극적인 상담이 필요한 인원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감염이 있었던 집단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양상이 더 높았지만 음성 판정자에게서도 높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수준이 확인됐다.

또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노동자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소방관과 철도‧지하철 기관사와 같은 고위험 직종 노동자의 유병율보다 높게 나왔다.

이에 사무금융노조와 실태조사단은 콜센터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사무금융노조 이동열 사무처장은 “콜센터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이 더딘 이유는 아웃소싱 방식의 근무 환경“이라면서 “아웃소싱 방식은 콜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집단행동을 막는 등 노동 탄압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무금융노조는 콜센터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과 직고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실태조사단은 콜센터 노동자들의 연차사용의 보장과 인력 충원, 유급병가 등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김형렬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교실 교수는 “조사 결과 노동자들의 연차 사용이 자유롭지 않았고 이는 열이 나거나 코로나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약을 먹고 출근을 해야 해 코로나 집단감염에 매우 취약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콜센터 노동자들은 마스크를 쓰고 장시간 상담 근무를 하면서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마스크 착용은 근본적인 방역 대책이라고 보기 힘들고 자유로운 연차 사용과 유급휴가 등을 적용해 집단감염을 사전에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전주희 연구원은 “자가격리 중인 노동자에게 근무를 강요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다”며 “이번 토론을 계기로 원청인 에이스손해보험이 감염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정현 기자 oscar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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