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인사이트]고 이건희 회장 1주기와 이재용의 뉴삼성

온라인뉴스 기자 2021-10-25 09:00:00
고 이건희 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고 이건희 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스마트에프엔=김영민 산업부장]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올려놓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지 1년이 됐다. 하지만 그 큰 의미와 달리 조용하고 조촐하게 지나가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여파와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등을 고려해서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6년 5개월 동안이나 투병하다 지난해 10월 25일 새벽 향년 7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아버지인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에 이어 1987년부터 삼성그룹의 2대 회장에 오르며 삼성의 제2 도약을 이끌었다.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1993년 신경영 선언했고 반도체, 휴대폰 등 분야에서 '삼성 신화'를 만들어냈다.

지금의 K-반도체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떨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갤럭시 시리즈로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스마트폰 분야의 초석이 된 '애니콜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례다. 이 회장의 1주기는 곧 진정한 이재용 부회장 시대의 1년을 의미한다. 이 회장이 쓰러졌던 당시부터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 시대의 준비가 이뤄졌고, 지금은 이 부회장이 '뉴삼성'을 설계하고 추진하는데 매진해야 하는 시점이다.

글로벌 패권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의 어깨는 무겁다.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역사적 변곡점 속에서 '뉴삼성'은 단순히 재계를 넘어 한국경제의 미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김영민 스마트에프엔 산업부장
김영민 스마트에프엔 산업부장
이 부회장의 삼성은 기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성장동력까지 확보해 삼성의 미래를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부회장이 그리고 있는 뉴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도전과 혁신의 DNA를 계승 발전시켜 창조적인 기업으로 진화한다는 기본 개념을 갖고 있다.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바로 뉴삼성의 역할이다.

삼성은 지난 1년 동안 총수 부재와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버텨왔다. 이제는 이 부회장의 복귀로 한숨을 돌렸지만 현재 경영 상황은 녹록치 않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응하고 기존 사업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 부회장에게 남아 있는 족쇄를 먼저 풀어야 한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신분으로 보호관찰과 취업제한 규정 등이 적용되고 있다. 그동안 총수 부재로 쌓여 있는 현안들은 수룩하지만 가석방 신분인 이 부회장의 활동 반경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장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 등을 위해 출장길에 올라야 하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무부의 해외출장 허가, 법원의 재판 연기 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은 최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위기 돌파와 성장 전략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그동안 총수 부재 등으로 막혔던 공격 경영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특히 '뉴삼성'을 위해서라도 이 부회장은 경영 보폭을 넓혀야 한다. 밀렸던 숙제와 앞으로의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반드시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해야 한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삼성의 총수가 현장을 누비며 기업인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배려와 함께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



김영민 산업부장 mosteve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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