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잡아라' 메타버스에 올라탄 은행권

이성민 기자 2021-11-17 17:32:53
KB와 에스파(aespa) 만남
KB와 에스파(aespa) 만남
[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시중 은행들이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메타버스 내 광고모델을 채용하기도 하고 가상 야구장과 대학 캠퍼스 등에서 이벤트 행사를 진행한다. 고객의 아바타가 업무를 볼 수 있는 가상 점포를 조성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이는 메타버스에 익숙한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겨냥한 전략이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메타버스에서 활약 중인 걸그룹 ‘ae-에스파’에게 환영한다는 말을 건넨다. 에스파는 현실세계의 자아 ‘에스파’와 가상세계의 또 다른 자아 ‘ae-에스파’가 시공간을 초월해 모험을 펼친다는 콘셉트로 지난해 말 데뷔한 걸그룹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9월 말 공개한 ‘KB와 에스파(aespa) 만남’ 영상촬영 현장의 모습을 담은 메이킹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이번 영상은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에스파가 함께 촬영해 화제를 일으켰던 ‘KB와 에스파 만남’ 촬영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았다. 영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촬영장의 비하인드 컷, 영상 제작 과정, 인터뷰 영상 등을 담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KB국민은행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에스파는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다채로운 매력으로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며 “11월 하순경 공개될 Z세대를 위해 새롭게 개편되는 ‘리브(Liiv)’ 광고 영상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에스파는 Z세대를 위해 새롭게 개편되는 KB국민은행 모바일플랫폼 ‘Liiv’를 대표하는 모델로 미래 금융의 주역인 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활동한다. 향후 에스파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KB국민은행을 대표하는 모델로 활약할 예정이다.

지난 3∼5일 열린 숙명여대 축제 '청파제'는 메타버스 공간 '스노우버스'에서 개최했다. 숙명여대 제1캠퍼스를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하고 ▲ 축제 개막식 ▲ 아바타 채팅 ▲ 축제 미션수행 ▲ 소품숍 등 축제 콘텐츠를 선보였다.

숙명여대는 대학 캠퍼스에서 일상적으로 이용 가능한 메타버스 서비스와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산학 연계 연구와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학생들 간 전공서적·의류 중고거래와 주변 상권을 연계한 서비스를 메타버스에 구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학생 아이디와 계좌를 연동하는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메타버스 캠퍼스에 구현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은 금융과 게임이 융합된 메타버스 플랫폼 'NH독도버스(가칭)'를 내년 3월 1일 오픈한다.

NH독도버스는 독도를 메타버스 기반의 가상세계로 구축한 플랫폼으로 고객에게 독도 생활 체험과 게임, 미션 등 메타버스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은 NH독도버스에서 독도 주민증을 발급받아 땅(스퀘어)을 사 집과 건물을 지을 수 있으며 낚시와 농사, 침입자 물리치기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보상(포인트 등)을 얻을 수 있다.

고객은 미션을 통해 얻은 포인트를 가상 금융 센터인 메타버스 지점에 예치할 수 있으며 농협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인 올원뱅크와 연동해 금융상품 가입부터 꽃 선물, 핫딜, 기프티쇼 구매 등 다양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NH독도버스를) MZ세대는 물론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금융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인재개발섹션 교수 아바타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외환사례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 인재개발섹션 교수 아바타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외환사례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은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디지털경험본부 조직에 메타버스 전담조직 '디지털혁신TFT'를 신설했다.

디지털혁신TFT는 ▲ 원천기술 보유업체와의 비즈니스 협력·투자 방향 검토 ▲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위한 세미나·강연 및 상담서비스 ▲ 'MZ세대' 고객과 소통을 위한 체험공간(컬처뱅크, 클럽원, 하나드림타운 등) 구축 ▲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영업지원(마이브랜치, CRM 연계)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검토하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일단 메타버스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내부 회의, 주말 자율연수 프로그램 등에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하나은행 디지털혁신TFT는 "조직 신설은 비대면, 가상현실 등에 익숙한 'MZ세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적극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단순히 가상의 은행 점포를 만들거나 회의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기존 금융권의 접근 방식을 넘어 관련 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중장기 과제를 도출해 단계별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MZ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블루팀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MZ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블루팀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회원사로 가입하고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기반 미래금융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 일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고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등 200여 개의 회원사가 참여 중인 민간 'K-메타버스 연합군'이다.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회원사들과 협업해 '메타버스 미래금융 플랫폼'과 '오프라인 메타버스 브랜치' 개발을 업계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메타버스 미래금융 플랫폼'은 인공지능(AI) 은행원을 활용해 '우리WON뱅킹'이 미래 메타버스 시대에 어떻게 진화해가야 하는지 사용자 관점에서 살피며 업계 전문가들과 서비스 개발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오프라인 메타버스 브랜치'는 현실 영업점에 증강현실(AR) 기반 금융정보와 서비스를 더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우리은행은 고객이 AR 서비스를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시범 영업점을 만들 계획이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