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중고차 시장 진출 본격화..."역차별 넘어 완성차 경쟁력 제고"

박지성 기자 2021-12-31 10:29:20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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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중고차 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하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의 대대적인 재편이 예고된다. 다만, 마지막 관문인 '생계형 적합업종지정' 심의를 넘어설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중고차 매매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내년부터 ‘인증 중고차’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인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생계형 적업업종지정 심의위원회가 내년 1월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중고차 시장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대기업 진출이 불가능했지만 지난 2019년 규제가 풀렸다. 중고차 매매업체들은 지난 2019년 2월 중고차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재지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동반성장위원회는 그해 11월 ‘적합업종 부적합’ 의견서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했다. 중기부는 연내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 개최해 결론을 지으려 했으나 내년 1월 둘째주로 심의위가 다시 연기됐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이미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수입차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 업체 인증 중고차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해 고객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왔으며, 이는 신차 판매로 이어진다. 수입차 고객들은 자신이 쓰던 차량을 딜러에게 판매하고 차액만 지불하면 신차를 구입할 수 있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계들은 중고차 시장 진입이 가능함에도 눈치를 보여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내 완성차가 직접 중고차를 사들여 관리하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 완성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등록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국내에서 모두 387만4304대 중고 자동차가 거래됐다. 같은 기간 신차 등록은 191만5743대로 중고차 거래가 신차 등록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오래 전부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준비했으며,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중고차 사업은 허가제가 아니라 등록만 하면 사업에 나설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중고차 팔기를 원하면 매입하고 이를 상품화 하거나 외부에 판매한다. 중고차 상품화 작업은 모두 정품 부품으로 진행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매입 및 경매장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완성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막고 있는 국가는 없다"며 "완성차의 시장 진출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수입차와의 역차별 해소는 물론 소비자들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를 믿고 구입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완성차 인증 중고차 시장이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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