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의 유통직설]정용진과 양날의 검 SNS

양날의 칼 SNS 활동, SNS활동보다 경영 성과로 세간에 회자되길
김영진 기자 2022-01-11 15:32:59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그룹

[스마트에프엔=김영진 기자] "SNS 활동을 거침없이 할 때부터 언젠가는 큰 일이 터질 줄 알았는데 결국 이렇게 터져 버리네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논란 발언이 정치적으로 확산한 것을 두고 재계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정 부회장이 사적으로 해왔던 인스타그램 활동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그가 한 '멸공' 발언이 정치 색깔 논란으로 퍼지면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도 이용되고 있다.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도 고쳐쓰지 말라'고 했는데 그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이용된 것에 적잖이 당황했을 거다.

정 부회장과 신세계그룹 측은 부랴부랴 '멸공'이라는 표현은 중국이나 현 정권을 겨냥한 것이 아닌 북한을 향한 것이라고 방향성을 틀려고 노력 중이다. 그럼에도 신세계 불매운동, 신세계 관련 주가하락 등 돌발 악재들이 터졌다. SNS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초창기 때부터 지켜본 바로는 그는 인스타그램 활동에 진심이었던 거 같다. 다른 기업 오너나 유명인들은 개인 SNS도 직접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직접 사진과 동영상도 올리고 글도 올리고 댓글도 달았던 것 같다.

재벌이라면 개인 집과 친구, 가족 등 사생활 노출을 극히 꺼리는데. 그는 과감하게 그런 걸 노출했다.

지금 인스타그램이 카톡처럼 대중화된 시점에서 정 부회장은 분명 얼리어답터이다.

반면 그를 추종하는 팔로워가 늘어나면서 지켜야할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었던 적도 여러 번이다. 특히 롯데를 향한 강경발언은 롯데 임직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가 날 때도 그걸 캡처해 자신의 SNS에 올려 공개 심판한 적도 많다. 언론 기사는 저작권법에 의해 무단전재 및 재배포가 금지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대기업 오너이자 '파워 인플루언서'인 만큼 자신의 발언에 좀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76만명이나 되는 팔로워가 있고, 대기업 오너이다 보니 그의 주변에는 항상 그를 칭찬만 하고 추켜세우는 세력들도 많을 것이다.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을 지지해야 할지, 부정적으로 봐야할지 복잡다단하다. 현 시대에서 SNS 활동은 필요하며 지금은 '관종의 시대'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꼭 이런 방향으로 가야하나 싶을 때도 있다.

또 경영 활동을 하기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텐데 직접 댓글도 달고 DM(다이렉트 메시지)도 확인할 시간이 있는지가 궁금하다. 수많은 댓글들 중 악성 댓글도 달릴 텐데 그런 걸 봤을 때의 스트레스도 클 거 같다.

가끔 정 부회장과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을 비교할 때가 있다. '관종'인 정 부회장과 달리 동생인 정 총괄사장은 일체의 SNS 활동도 하지 않은 채(남 몰래 조용히 하고 있을 수 있음) 경영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특유의 조용한 경영 활동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국내 1위 백화점을 넘어 세계 1위 백화점으로 만들었다. 그가 전개한 뷰티 사업 역시 순항 중이며 큰 부실 없이 완결성 있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총괄사장이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과 더 닮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이 세간에 회자되기보다 경영 지표와 성과가 더 부각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김영진 기자 y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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