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중고차 시장 진출 기대감 높은데...변수는?

박지성 기자 2022-01-17 14:41:06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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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중고차 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심의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데다 기존 중고차 매매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실제 진출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중고차 매매 사업을 위해 사업자 등록신청, 오프라인 거점 확보, 온라인 거래 시스템 마련 등 관련 준비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인증중고차’ 사업을 본격화 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현대차그룹이 물꼬를 트면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도 조만간 중고차 시장 진출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 업계는 이미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완성차들까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완성차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소비자들이 중고차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시장을 더욱 활성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중고차 매매업자 등 관련 업체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중고차 매매 업체들은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증고차 시장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분류돼 대기업 진출이 불가능 했지만 지난 2019년 규제가 풀려 동반성장위원회가 ’적합업종 부적합‘ 의견서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했다.

중기부는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를 개최해 결론을 지으려 했으나 3년 동안 미뤄지다가 지난 14일 최종 결정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매매 업체간 팽팽한 입장차만 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법적으로는 중고차 진출에 문제가 없지만 원만한 진출을 위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후에 관련 사업을 시작하겠다면 눈치를 봐 왔다.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중고차 업계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지 오랜 시간이 흘러 당시 실태조사 자료로는 현재의 변화된 시장을 판단하기에 미흡하다며 오는 3월 다시 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최종 결론은 차기 정부로 미뤄져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고차 매매 업체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 3일 현대차그룹 상대로 ’중고 자동차 판매업‘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지난 7일에는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국내도 중고차 시장이 선진화 돼야 한다면서 수입차와의 형평성 등을 주장하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중고차 시장이 변화되고 선진화 전환을 위해 완성차 업계들의 중고차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외에서도 완성차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가(GM)는 미국 온라인 중고차 거래 시장에 뛰어 들었다. 최근 GM은 올해 여름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렛폼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GM 브랜드인 쉐보레·뷰익·GMC 딜러들이 보유한 차량과 자동차 금융 자회사 GM파이낸셜이 렌터카 업체 등에서 회수한 차량을 판매한다.

GM은 자사 차량 뿐만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도 판매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차랑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공급이 줄어들어 중고차 시장에 진출에 높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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