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역대급 실적에도 지난달 1천800여명 희망퇴직

특별퇴직금 등 조건 좋아지고 점포·인력 축소 추세 가속화 영향
이성민 기자 2022-02-03 15:11:04
시중은행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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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희망퇴직 신청자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보다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진데다 비대면 금융 전환에 따른 점포·인력 축소 등으로 자발적 퇴직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에서 희망퇴직으로 총 1천817명이 직장을 떠났다.

KB국민은행에서는 지난달 3∼6일 684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하나은행에서는 준정년 특별퇴직 대상자 250명과 임금피크 대상자 228명 등 478명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는 각각 415명과 25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SC제일은행 직원 약 500명이 특별퇴직했고 씨티은행에서도 같은 해 11월 직원의 약 66%인 2천300명이 희망퇴직으로 짐을 쌌다. NH농협은행 직원 427명도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최근 4개월간 은행을 떠난 직원은 5천44명에 달한다.

올해 은행권 희망퇴직의 가장 큰 특징은 희망퇴직 연령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행원급의 경우 만40세도 희망퇴직이 가능했다. 신청 대상은 ▲ 관리자급 1974년 이전 ▲ 책임자급 1977년 이전 ▲ 행원급 1980년 이전 출생자였다.

하나은행도 만 15년 이상 근무한 경우 만 40세 이상인 일반직원에게까지 특별퇴직 신청 기회를 줬다. 하나은행은 준정년 특별퇴직과 별개로 임금피크 편입 시기가 도래한 일반직원을 대상으로도 올해 상반기 특별퇴직 신청을 받는다. 임금피크 특별퇴직 대상자도 1967년생까지로 확대됐다.

신한은행의 희망퇴직 대상은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가운데 15년 이상 근속한 1963년 이후 출생자였다. 4급 이하 일반직, 무기계약직, 관리지원계약직, RS(리테일서비스)직의 경우 15년 이상 근속자 중 1966년생은 희망퇴직이 가능했다.

은행권에서 과거와 비교해 퇴직 조건이 유리해진 점도 희망퇴직의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10월 특별퇴직(희망퇴직)자는 직위·연령·근속기간에 따라 최대 6억원까지 36∼60개월분(월 고정급 기준)의 특별퇴직금을 받았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최대 7억 원 한도에서 정년까지 남은 급여를 100% 보상하는 희망퇴직 조건을 내걸었다. 퇴직자에게는 창업·전직 지원금 2천500만원도 추가 지급됐다.

KB국민은행은 희망퇴직자에게 23∼35개월치 급여와 학자금(학기당 350만원·최대 8학기) 또는 작년보다 600만원 많은 재취업지원금(최대 3천400만원)을 지급했다. 건강검진 지원(본인과 배우자), 퇴직 1년 이후 재고용(계약직) 기회 등도 약속했다.

신한은행은 희망퇴직자에게는 연차와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의 특별퇴직금을 줬다. 하나은행은 25∼31개월 치 평균임금과 자녀학자금, 의료비 등이 지원됐다.

우리은행 희망퇴직자는 1966년생이 24개월치 월 평균임금을, 1967년 이후 출생자는 36개월치 월 평균임금을 특별 퇴직금으로 받는다. 자녀 1인당 최대 2천800만원(2명 이내)의 학자금, 최대 3천300만원의 재취업지원금, 건강검진권, 300만원상당의 여행상품권도 지원된다.

은행들이 영업점과 인력을 축소하고 비대면 업무를 확대하는 것도 대규모 희망퇴직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은행 점포 1천507곳이 문을 닫았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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