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의 유통직설]호텔뷔페, '대게'가 사라진다

코로나19로 공급 비상...웨스틴 조선 서울 아리아 대게 철수시켜
김영진 기자 2022-02-04 16:14:50
웨스틴 조선 서울 아리아 레스토랑에 대게가 빠졌다./사진=스마트에프엔
웨스틴 조선 서울 아리아 레스토랑에 대게가 빠졌다./사진=스마트에프엔

[스마트에프엔=김영진 기자] 올해 초 호텔업계는 너나없이 뷔페 가격을 인상한다고 알렸다. 서울신라호텔 더파크뷰가 이달 3일부터 저녁 뷔페를 최고 15만5000원으로 20.2% 인상했다.

롯데호텔 서울의 라세느 뷔페 레스토랑도 기존 12만9000원(주말 저녁 기준)에서 15만원으로 16.3% 인상했다. 평일 점심도 10만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인상됐다.

웨스틴 조선 서울의 아리아 뷔페도 주말 저녁 기존의 13만5000원에서 14만5000원으로 7.4% 인상했다.

호텔들이 뷔페 가격을 크게 올린 배경은 "주요 식자재 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다. 아무리 식자재 값이 올랐어도 가격 인상을 명분으로 서비스가 좋아지거나 메뉴가 늘어나는 등의 개선 점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호텔들도 '보여주기'식으로 라도 개선점을 마련한다.

그러나 호텔들은 올해 뷔페 가격을 인상하면서 개선은커녕 퇴보하는 모양새다. 신라호텔 더파크뷰에서는 고객들에게 무료 제공했던 스파클링 와인을 중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웨스틴 조선 서울의 아리아에서는 '대게(스노우크랩)'를 철수 시켰다. 대게는 호텔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게가 없는 호텔 뷔페는 '앙꼬 없는 찐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까지 웨스틴 조선호텔을 제외하고는 서울 특급호텔에서 대게를 철수시킨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왜 웨스틴 조선 서울은 호텔 뷔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대게를 철수 시킨 것일까?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웨스틴 조선 서울 아리아의 경우 메뉴 개편을 진행, 생동감 있는 제철 수산물을 고객 분들께 제공하고자 한다"라며 "대게(스노우 크랩) 대신 수산물 인기 갑각류 중 하나인 랍스터 외에도 가리비. 새우 찜 등 수산물 찜을 함께 구성했으며 석화 등 메뉴도 보강했으며 뷔페 특성상 제철의 다양한 메뉴를 맛보실 수 있도록 제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호텔 측이 밝힌 이유 이면에는 대게 가격 폭등이라는 요인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호텔에서 사용하는 대게는 대부분 냉동 수입산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격이 급등한 식자재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대게를 잡을 인력의 부족과 물류 등의 이유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거다. 그래서 수입되는 대게도 많지 않을 뿐더러 퀄리티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거다. 호텔들은 질 좋은 대게를 고르기는커녕 아무 대게나 확보하기에 급급하다는 거다.

그래서 호텔 뷔페에서 대게를 먹을 수 있더라도 이전처럼 질 좋은 대게를 먹기는 힘들어졌다.

호텔 뷔페에서 대게가 빠지는 것이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될지, 향후에도 대게가 빠지는 호텔이 늘어날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확실한건 우리는 과거처럼 양질의 대게를 먹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김영진 기자 y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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