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의 현실…콴다 선생님은 '을중의 을'

문제 하나 풀어 몇백원 버는데...갑질에 지쳐 그만둔다
정우성 기자 2022-02-07 09:44:09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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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콴다'는 초중고생들이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질문이 생기면 이를 해결해 주는 앱이다. 업체는 AI를 강조하지만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대학생들로 이뤄진 이용자들이다. 이들은 문제 하나당 몇백원 정도 보상을 받는다. 매달 40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800만개가 넘는 질문을 올리면 이들 대학생들이 해결한다. 물론 콴다와는 정식 근로계약을 맺지 않았다. 말 그대로 플랫폼 노동이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을 내세운 콴다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12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회사가 투자를 유치하고 성장하는 동안에도 대학생들의 처우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 측의 잘못으로 인한 지급액 삭감도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질문을 답변하는 대학생들은 '콴다(선생님용)'이라는 별도 앱을 사용한다. 이들이 남긴 후기를 통해 문제점을 짚어봤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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콴다는 문제의 난이도에 상관없이 10분 안에 문제 해결을 요구한다. 10분이 넘어가면 그동안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상은 없다. 오히려 문제 확인으로 포인트만 소모된다. 콴다에선 대학생들이 자신들이 풀 수 있는 문제인지 확인할 때마다 50포인트가 차감된다. 자신이 풀 수 있는 문제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데 이미 문제를 풀어서 벌어놓은 포인트를 소모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포인트가 소모되면 결국 대학생들이 받는 돈은 줄고, 회사가 가져가는 이익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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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상의 오류로 인한 피해도 대학생들의 몫이다. 한창 문제를 풀다 가도 오류가 나면 제대로 풀이를 해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상을 전혀 받을 수 없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매스프레소 측은 형식적인 답변만 하고 구체적인 보상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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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 이용자들의 갑질을 당해야 하는 것도 대학생들의 몫이다.

이용자들은 풀이에 대해 별점을 남긴다. 이 별점은 대학생들이 받는 보상과도 연계된다. 그런데 뚜렷한 이유 없이 낮은 별점을 주는 '별점 테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별점을 잘 받기 위해서는 갑질도 참아야 한다.

이용자들은 10분 안에 풀이를 받고도 추가 질문을 계속해서 할 수 있다. 자신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 답변을 요구하다 보면 대학생들이 몇백원을 받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은 끝없이 늘어난다.

한편 크레딧잡에 따르면 콴다를 운영하는 매스프레소 직원들 204명의 평균 임금은 4393만원에 달한다.



정우성 기자 wsj1234@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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