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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의 유통직설]더현대 서울의 '비움의 미학'

오랜 기간 백화점에 조경과 휴식 공간 구성...미국과 일본식의 백화점과는 다른 한국적인 백화점 찾으려는 노력 '더현대 서울'로 성과

  • 김영진 기자
  • 2022-02-28 16: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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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서울의 사운즈포레스트./사진=현대백화점
[스마트에프엔=김영진 기자]
지난 27일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이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5억원을 기록했다고 알렸다.

이는 오픈 당시 계획했던 매출 목표 6300억원을 30% 가까이 초과 달성한 것이며 국내 백화점 개점 첫 해 매출 신기록이다. 이런 추세라면 더현대 서울은 2023년 국내 백화점 최단 기간 '매출 1조 클럽' 가입도 예상된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에루샤'라고 하는 3대 명품 브랜드 없이 이런 매출을 올린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더현대 서울이 오픈한 시기는 코로나19가 창궐하던 때가 아니었던가.

인근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이 루이비통과 롤렉스가 입점해 있음에도 지난해 5000억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더현대 서울은 명품 브랜드 없이 2030세대들인 MZ세대들을 집중 공략해 차별화된 매장 구성과 MD 경쟁력으로 8000억원이라는 매출을 올린 것이다.

거기다 여의도 상권은 오피스 타운으로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베드타운'으로 인식돼, 어떤 누구도 백화점이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파크원의 백화점 입찰에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모두 참여하지 않았을 정도다.

그러나 더현대 서울은 여의도의 이미지나 상권조차 바꿔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현대 서울의 성공요인으로는 차별화된 MD, MZ세대 공략, 열린 공간 구성, 전체 영업 면적의 절반을 실내 조경이나 고객 휴식 공간 등으로 꾸민 점 등을 꼽는다.

이런 전략은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서울을 오픈하면서 급작스럽게 컨설팅을 받고 설계를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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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서울의 자스민라운지 내부. 은은한 조명과 자연 친화적인 우드 소재 인테리어, 조경 등으로 동양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사진=스마트에프엔

더현대 서울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나라 백화점들이 그동안 추종해왔던 미국과 일본의 백화점과는 다른 '한국적인 백화점', '자연 친화적 백화점'을 지향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백화점 곳곳에는 유명 작가의 값비싼 그림 보다는 나무 한그루가 무심히 자라고 있다. 큼지막한 돌이 에스컬레이터 옆에 놓여있기도 하다. 마치 이우환 작가의 관계항을 보는 듯하다. 단색화를 보는 듯 여백의 미가 느껴진다.

더현대 서울의 성공은 '비움의 미학'을 백화점이라는 상업 공간에 적용한 결과라고 본다.

현대백화점은 오랜 기간 점포 옥상에 '하늘정원'이라는 녹지 공간을 만들어 고객들이 자연 속에서 뛰어 놀고 쉴 수 있도록 했다.

더현대 서울의 5층의 사운즈포레스트는 기존의 하늘정원의 확장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대백화점의 로고 글씨체도 동양적인 붓글씨체를 적용해 한국적인 친밀감을 느끼도록 했다. 모두가 더 미국적이고, 프랑스적이고, 일본적인 것을 추구할 때 현대백화점은 우리의 것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현대백화점의 컬러도 녹색을 적용해, 일찍 현대백화점만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했다. 더현대 서울 직원들의 유니폼도 이 아이덴티티에 맞게 녹색을 적용해 더욱 신선함을 줬다.

우리나라 메이저 백화점 중에는 아직도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찾지 못해 이거 저거 따라하고 차용하기 바쁜 걸 생각하면, 현대백화점의 이런 노력은 대단하다.

결국 더현대 서울의 1년간의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조경에 신경을 쓰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찾은 노력의 결과다. 무엇보다 미국과 일본과는 다른 한국적인 '비움의 미학'을 실천한 결과가 아닐까 한다.

김영진 기자 y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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