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창업자 별세...넥슨의 미래는?

이사회 및 전문경영인 체제 운영 전망
황성완 기자 2022-03-02 11:36:44
김정주 넥슨 창업자(NXC 이사) /사진=연합
김정주 넥슨 창업자(NXC 이사) /사진=연합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서든어택·바람의 나라·메이플스토리' 등 넥슨의 인기 게임을 개발한 김정주(54) 창업자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갑작스레 별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지난달 말 미국 하와이에서 향년 54세로 유명을 달리했다.

김정주 창업자는 1991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 1993년 카이스트 전산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1994년 동기인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넥슨을 공동 창업했다. 이어 같은해 바람의 나라를 개발했다. 바람의 나라는 현재도 많은 유저들이 이용 중이며, 세계 최장수 온라인 게임으로 불린다. 이후 넥슨은 △크레이지 아케이드(2001) △메이플스토리(2003) △카트라이더(2004) △서든어택(2005) △던전앤파이터(2005) 등 국내 인기게임을 잇달아 출시했다. 그가 "사람들이 내 게임을 사기 위해 줄을 서게 만들겠다"며 "반드시 닌텐도를 이기겠다"고 다짐한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현재 넥슨은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함께 3N으로 불리며, 국내 대표 게임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2005년 회사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지주회사인 NXC의 한 축에 게임 사업을 둠과 동시에 국내외 유망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이후 넥슨 경영을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와 이사회에 맡기고, 자신은 투자 활동에 전념해 왔다. 2019년 1월 3일 넥슨 지주회사인 NXC 매각에 실패하자 지식재산권(IP) 확장에 집중했다. 지난 1월에는 영화 '어벤져스'로 유명한 루소 형제의 AGBO 스튜디오에 4억달러(4800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그는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3년 아시아 최초의 컴퓨터(PC)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관했고 같은 해 국내 최초의 아동 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지원했다.

김정주 창업주의 별세로 향후 넥슨의 경영권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인은 지난해 7월 NXC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넥슨과 넥슨코리아는 당분간 이사회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 김정주 창업주가 2019년 넥슨 매각을 시도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게임과 IT 업계에도 고인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전해지고 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항상 주변의 회의론자들을 무시할 수 있게 '창조적 본능을 믿으라'고 격려해줬던 그를 잃은 슬픔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자신의 SNS에 "내가 사랑하는 친구가 떠났다"며 "살면서 못 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는 슬픔을 표현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 1일 사내 공지를 통해 '김정주 사장님을 기억하며'라는 애도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이 사회에서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도 그분의 생각이었다"며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여정에 이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과 넥슨 경영진은 그의 뜻을 이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더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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