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첫 공동 점포 문 연다…비대면 금융 확산에 경쟁사 ‘맞손’

하나·우리은행, 다음달 은행권 첫 공동 점포 운영
이성민 기자 2022-03-17 16:57:14
시중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최근 은행 점포들이 잇달아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두 시중은행이 한 점포를 공유하는 공동 점포가 문을 연다.

공동 점포는 한 공간에 2개 이상 은행의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방식이다. 은행 지점이 상대적으로 적고 노년층 등 금융 취약계층이 많아 은행 지점 폐쇄 시 불편이 큰 지방 중소도시가 대상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4월 중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공동 점포를 운영하기로 했다.

옛 우리은행 신봉점포을 두 은행이 함께 사용하고 임차료 등 운영 비용은 양 사가 협의해 부담하게 된다.

이 지역은 현재 두 은행의 지점이 폐쇄된 상태로 하나은행 수지신봉지점은 지난해 9월 13일, 우리은행 신봉지점은 같은 해 12월 30일 문을 닫았다.

은행들이 경쟁사와 손을 잡는 것은 모바일, 온라인 등 비대면 금융 활성화로 점포 폐쇄가 증가하고 있고 스마트폰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조작에 익숙지 않은 노인 등 금융 취약계층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은 최근 6년간 총 1천507곳의 점포를 폐쇄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에 332곳, 2021년 1∼10월에는 238곳이 문을 닫았다.

최근에는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우정사업본부와 은행 업무 위탁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올해 안에 우체국 창구에서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체국 전 지점에서 위탁업무를 하게 되면 은행 고객은 자신의 거주지에서 가까운 우체국을 찾아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우체국 창구를 이용할 때에 대행 수수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은행과 같이 예·적금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우체국 입장에서는 그만큼 고객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과 우정사업본부가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그간 논의는 답보상태다. 우정사업본부가 은행 업무를 우체국 모든 지점에 위탁해야한다고 입장이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풀어야할 과제도 있다. 공동 점포 위치선정, 고객 정보 유출 문제, 과도한 영업 경쟁, 금융 사고 발생시 책임 소재 등이 불분명한 것은 여전히 숙제다.

은행 관계자는 "공동 점포 개설은 비대면 금융 확산 등에 따라 대면 은행 지점이 줄어 불편을 겪는 계층을 위한 것"이라며 "특히 중소도시 은행 지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동 점포 운영은 소비자 편의성 제고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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