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시행 후 서울 아파트 임대 매물 16.2% 감소"

6·17 대책 발표 후 서울 아파트 매매 물량 5.7% 감소
김영명 기자 2022-03-29 16:52:09
지역별 추세 변화 비교-아파트 매매 시장./표=연합뉴스
지역별 추세 변화 비교-아파트 매매 시장./표=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김영명 기자] 2년 전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이후 서울의 아파트 임대 매물이 16.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인혁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재정포럼 3월호'에 발표한 '실시간 자료에 기반한 주택시장 현황 및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서 "2020년 7월 26일을 기점으로 서울·경기·인천·세종 아파트 임대시장에서 매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부동산 빅데이터 회사 아실이 제공하는 아파트 매매와 임대(전·월세) 매물량 자료와 국토교통부 거래량 자료를 활용했다.

최인혁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임대차 3법을 포함하는 일련의 부동산 정책은 매매 시장보다 임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며 “서울의 임대 매물량 감소 폭은 16.2%로 매매 시장 매물량 감소 폭인 5.7%의 3배 수준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임대차 3법은 2020년 7월 30일 국회에서 통과됐으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는 이튿날인 31일부터, 전월세신고제는 지난해 6월부터 각각 시행됐다.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도 주요 정책 발표 이후 추세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에 따르면 2020년 6월 무렵까지 완만히 증가하던 서울·경기·세종 아파트 매매 물량은 그해 7월을 기점으로 일제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은 2020년 9월부터 반등이 시작됐지만 경기는 작년 2월 무렵까지 내림세가 이어졌고 이후에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 부연구위원은 추가 분석을 토대로 “모든 고려대상 지역에서 6·17 대책 발표 직후 추세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며 “(추세 변화 시점은) 서울·경기는 2020년 6월 28일, 인천·세종은 6월 14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세 변화 시점 이후 매매 물량 감소 정도는 서울 5.7%, 세종 10.5%로 추정됐다.

최 부연구위원은 “현재는 주택시장 안정화 카드가 소진됐으며 지난해 2·4 대책 이후 추가 대책 발표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시간·고빈도 자료를 보면 아파트 매매시장에서의 ‘매물 잠김’과 ‘거래 절벽’ 현상이 목격됐지만 이런 변화를 온전히 정책(발표)의 영향으로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인과성 여부나 정도는 추가 분석을 통해 엄밀히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부연구위원은 “지금까지의 주요 부동산 정책 시행을 전후로 주택시장 기능의 위축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지난해 9월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와 임차 거래 예상 소요 기간은 각각 15.6개월, 2.1개월로 전년 동월 대비 96%와 60% 연장됐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기능의 핵심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임을 고려할 때 사회 후생의 감소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으로 인한 실수요자 등의 피해가 조심스럽게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를 통해 일련의 부동산 정책들이 시장의 기능과 역할을 지나치게 제한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기존 정책목표의 당위성 또는 여타 정책목표들과의 상충 가능성 등을 재고하며 부동산 정책 전반의 방향성을 신중히 재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명 기자 paul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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