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주년 기획-혁신 DNA로 리부팅하라①]로봇·차세대 반도체…미래 핵심 사업 승부수 띄우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복심…미래 먹거리 로봇사업 본격화
정부, 로봇산업 규제 로드캡 2.0 수립…산업 디지털 전환
과감한 투자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 1위 유지
신종모 기자 2022-04-13 10:58:21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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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 창간 4주년 기획특집] ‘포스트코로나-혁신 DNA로 리부팅하라’①

국내 산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글로벌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통화와 재정 정책 목표가 상충하면서 물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물가 상승으로 국내 산업계는 전자·반도체·자동차업계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물류 대란을 겪고 있다. 더불어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당국의 방역 정책 변경에 따라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시대가 도래했다. 국내 산업계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미래 사업으로 로봇·AI·UAM·미디어·MBN·백신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코로나19 이후 다시 힘차게 뛸 대한민국 산업계를 기약하며, 포스트코로나를 맞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체질 강화 노력과 경쟁력 제고방안, 미래 전략 등을 집중 분석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편집자주>

삼성전자는 미래 핵심 신사업인 로봇사업과 정통 효자사업인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 및 고도화사업으로 정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로봇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확정하고 인공지능(AI), 로봇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로봇 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로봇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를 통해 자체 개발 중인 다양한 로봇을 공개한 바 있다. CES 2019에서는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CEMS)와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로봇인 ‘삼성봇’을 선보였다. CES 2022에서는 집안일을 돕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와 ‘삼성 봇 아이’ 등을 공개했다.

의료용 로봇 젬스는 고관절, 무릎, 발목 등 세 가지로 개발됐으며,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움직이는 주요 근육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6일 열린 주총에서 “DX부문은 사업간 경계를 뛰어넘는 통합 시너지를 확대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인 로봇 사업 등을 발굴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기술을 축적해 미래 세대가 ‘라이프 컴패니언’ 로봇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로봇산업 시장 규모는 오는 2024년까지 1220억달러(약 14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2020년부터 연평균 13% 성장해 2025년 이후 산업용 로봇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에는 서비스용 로봇 시장 규모가 800억달러(98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도 국내 로봇 시장은 2025년 기준 누적 23만대의 로봇이 보급되고 2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산업 로봇 이외에도 가사, 헬스케어, 호텔·식당, 배달 등 서비스 로봇이 주목을 받는 추세”라면서 “삼성전자는 젬스를 시작으로 삼성봇 서빙, 삼성봇 가이드, 삼성봇 케어, 삼성봇 핸디 등이 차례로 양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학자 배일한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인구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한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의 결합이 향후 한국 로봇산업의 핵심 추진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성세대가 지금보다 십년 더 경제활동을 지속하도록 개인화된 로봇 자동화가 초고령화된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끌고 간다”고 강조했다.

미래학자 짐 데이토 교수도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전은 중장기적으로 인간이 노동시장에서 대부분 밀려나는 완전실업사회를 향한다”면서 “로봇발전을 경제성장의 도구만이 아니라 일에서 벗어난 미래의 삶을 만드는 새로운 기회로 활용해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 ‘2022년 지능형 로봇 실행계획’ 발표…총 2440억원 투자 지원

정부는 지난달 로봇산업정책심의회를 통해 산업 디지털 전환의 매개체로서 로봇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2022년 지능형 로봇 실행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실행계획은 제3차 기본계획의 주요 추진과제인 ‘3대 제조업 중심 제조로봇 보급, 4대 서비스 로봇 분야 집중 육성, 로봇산업 생태계 기초체력 강화’ 이행을 위한 세부 계획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제조 및 서비스 다방면으로 로봇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이어 나가는 한편, 로봇 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한 규제개선에도 힘쓸 예정이다.

정부는 제조 및 서비스로봇의 연구개발 및 보급확산을 위해 전년 대비 10% 증가한 2440억원을 투자한다. 국민의 삶의 질 제고 및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로봇도 1600여대 실증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자율주행로봇의 보도통행 제한 등 그간 로봇산업 발전을 저해해온 규제개선을 위한 관련법령 정비에 착수한다. ‘로봇산업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캡 2.0’을 수립해 이행현황 점검 및 추가 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2022년 지능형 로봇 실행계획은 우선 제조현장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해 로봇활용 표준공정모델을 추가 개발하고 기개발 모델의 보급확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존 3대 제조업 외에도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항공, 조선, 바이오화학 등을 중심으로 표준모델 개발을 확대한다.

기개발된 표준공정모델 확산을 위해 기존 모델을 적용한 제조로봇 220대를 현장 실증(산업부)하고 수요처 확산·보급(중기부, 60개사)을 추진한다.

아울러 민간의 자생적 제조로봇 도입확산을 위해서 ‘데이터베이스 통합관리시스템’ 운영하고 로봇리퍼브(Refurb) 센터를 새롭게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고령화, 감염병 상황 장기화 등 사회문제 해소에 초점을 둔 서비스 로봇개발과 대규모 실증을 추진하고 관련 규제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기반의 반려로봇, 일상생활 보행보조로봇 등 로봇 개발에 착수하고, 국민생활밀접 시설을 중심으로 1600대 이상 대규모 로봇 보급 및 융합실증을 추진한다.

로봇산업 규제 로드캡 2.0을 수립하고, 자율주행로봇 보도통행 허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능형로봇법 개정 작업도 착수해 로봇친화적 환경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로봇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핵심부품·SW개발 지원과 실증 인프라 구축 및 인력양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다품종 생산을 위한 스마트 그리퍼, 비정형 환경 내 이동지능 SW 등 로봇핵심기술개발 및 국산부품의 활용․실증을 지원한다. 신기술(인공지능·빅데이터·5G·클라우드 등)이 융합된 첨단로봇의 실증 및 시험·인증 기반구축으로 전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장 수요를 반영한 실무형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로봇산업 기초체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산업의 디지털화(고도화)를 실현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데 있어 로봇이 핵심 수단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제조·서비스 분야의 다양한 로봇 수요를 충족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로봇 서비스를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 1위 고수…공격적인 투자 운영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9% 성장해 최초로 6000억달러(약 725조 8900억원)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DS부문은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DS부문은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 글로벌 정세 불확실성, 부품 사업의 경쟁 심화 등으로 많은 어려움에도 매출 125조 1000억원, 영업이익 33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D램, 낸드, OLED 제품 등은 점유율 1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문에 차세대 공정에 대한 기술 격차를 확대한다.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신규 응용처와 데이터센터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솔루션을 제공해 메모리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차별화를 추구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도입으로 업무의 효율과 질적 수준을 한 차원 높이고 시황을 감안한 탄력적 투자 운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계획이다.

또한 파운드리 부문에 고객 중심 사고와 기술·제조 역량 확대로 고객 만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상반기에 차세대 GAA(Gate All Around) 공정 양산으로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공정 안정화와 생산 확대로 공급능력 확대에 집중한다.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인공지능(AI) 등 주요 성장 응용처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T 미래 기술의 근간이 반도체라고 보고 기술의 초격차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중장기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10년을 맞는 가운데 반도체 분야에 공급망 확대의 교두보 역할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산업은 안정적인 투자 기반 위에 미국이 설계·디자인 등을 맡았고 한국은 제조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공급망을 구축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선정하고 착공에 들어갔다. 공장은 오는 2024년 하반기에 본격 가동된다.

테일러시에 마련되는 약 496만㎡(150만평)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은 오스틴 사업장과 불과 25km 떨어진 곳에 있어 기존 사업장 인근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용수와 전력 등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도 우수하다. 또한 텍사스 지역에는 다양한 정보통신(IT) 기업들과 유수 대학들이 있어 파운드리 고객과 우수 인재 확보에도 용이하다.

이번 신규 공장은 첨단 파운드리 공정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오스틴 생산라인과의 시너지, 반도체 생태계와 인프라 공급 안정성, 지방 정부와의 협력, 지역사회 발전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테일러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을 통해 전 세계의 시스템 반도체 고객에 첨단 미세 공정 서비스를 보다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한미 FTA 10년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건립 등 미국의 주요 공급망 파트너로 성장했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등으로 공급망 재편이 강조되는 가운데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반도체 등 핵심 제조업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재육성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추진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과 반도체 수급 및 공급망 대책 논의에서 “삼성은 텍사스에 170억달러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며 “이를 통해 2000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반도체부터 RNA 백신·치료제까지 전방위 지원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올해 상반기부터 지원할 연구 과제를 선정하고 연구비 486.5억원을 지원한다.

이번에 선정된 과제는 기초과학 분야 12개, 소재 분야 8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7개 등 총 27개다.

차세대 반도체, 가상화 시스템 운영 체제, 세계 최고속 트랜지스터 등 미래 신기술뿐만 아니라 노화 메커니즘 규명, 리보핵산(RNA) 백신·치료제 정제 기술 등 전 인류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과제도 다수 포함됐다.

우선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학술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론 또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과제 총 12개가 선정됐다.

소재 분야에서는 차세대 반도체 소자, 유전자 치료제 관련 기반 기술 및 정제 기술, 저온에서 구동하는 배터리 등 폭넓은 분야에서 산업적 활용이 기대되는 8개 과제를 지원한다.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는 테라헤르츠(THz)급 초고주파 트랜지스터, 메모리 버그 없는 가상화 시스템 운영 체제 등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 분야에서 7개 과제가 선정됐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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