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단체 “HDC, 사업유지 위한 영업전략일뿐”…정몽규 회장 사과 ‘평가절하’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화정동참사시민대책위 성명 발표
김영명 기자 2022-05-04 22:36:56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4일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면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4일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면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김영명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학동 참사 이후 광주 시민단체가 결성한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화정동참사시민대책위원회’는 4일 오전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전면 철거 후 재시공 결정 방침은 “영업전략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화정동참사시민대책위’는 4일 성명을 내고 “광주시민들이 기대한 것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대책과 광주시민에 대한 진솔한 사과였다”며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는 사과와 대책, 사회적 기여에 대한 부분은 모두 빠졌다”고 비판했다.

시민대책위는 이어 “이번 조치는 존폐 위기를 맞은 현산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업전략 차원에서 내려진 것”이라며 “이를 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로 포장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기우식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화정동참사시민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광주 시민들은 1월 붕괴사고 이후 현산 측에 전면 철거 및 재시공 요구를 꾸준히 해왔지만 지금까지 꿈쩍도 안 했다”며 “정몽규 현산 회장이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은 영업상황이 악화되기 때문에 임기응변으로 행한 행동일 뿐”이라고 말했다.

기우식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장 바람직하고 책임있는 방안이라면 2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특단의 안전 관련 대책을 발표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이번 발표에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함께 건축안전에 대한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 시민안전센터나 건축안전센터 등을 만들고 안전교육을 시행하는 등 그런 노력이 전제돼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기자회견은 자의적이든 타의에 의해서든 업계에 발을 붙이기가 힘들 것 같은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발표한 것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기 대변인은 “광주 현장에서 입주예정자와 주변 상가 등 이해관계자들은 오늘 발표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이들의 환영으로 사회적 책임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시민사회의 의견도 있다”면서 “현산의 전면 철거 및 재시공은 당연한 것이라고 스스로 이야기하지만, 이를 빌미로 마치 현산이 면죄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며, 여전히 광주 시민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산의 퇴출 결정은 건설사가 안전에 대해 소홀히 하면 사회적으로 큰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며 사실상 퇴출되지 않더라도 거기에 준하는 특단의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 시민들의 HDC현산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때 현산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산은 이날 붕괴한 화정아이파크 201동을 포함해 1·2단지 8개 동을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영명 기자 paul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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